최지만, 트레이드라는 운명의 수레바퀴 [2022결산]
“슬픈 얘기지만, 우리는 상품이다. 팔려간다고 생각한다” 시즌 도중 만난 최지만은 트레이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웬만한 베테랑이 아닌 이상, 트레이드와 관련해 선수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않다. 시즌 종료 이후 트레이드된 최지만도 그랬다. 시즌 활약 여부를 떠나 트레이드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수레바퀴와도 같은 일이었다.
2022 시즌 정리
113경기 타율 0.233 출루율 0.341 장타율 0.388 11홈런 52타점
그러나 후반기 그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후반기 47경기에서 타율 0.164 출루율 0.272 장타율 0.29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결과가 나오지 않다보니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도 좌완 불펜이 나오면 우타자로 교체되는 일이 잦아졌다. 이같은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슬럼프도 더 깊어지는 모습이었다. 이후에는 우완 선발이 나온 경기에서도 벤치로 밀려나는 일이 잦아졌다.
시즌 막판 간신히 살아났다. 마지막 원정 연전에서 6경기 출전, 19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 기록하며 반등했고 그 활약에 힘입어 포스트시즌에서도 기회를 얻었다. 팀의 2022시즌은 실망스러웠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86승으로 지구 3위에 머물렀다.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첫 라운드에서 클리블랜드 가디언즈 상대로 타선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2연패로 탈락했다.
최지만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반기 그를 부상자 명단에 오르게했던 팔꿈치 부상이 후반기 내내 그를 괴롭혔다. 최지만도 “팔이 안펴지고 계속 부어 있는 상태였다”며 경기력에 영향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수술을 받아야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트레이드됐다. 11월 11일 일대일 트레이드를 통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이적했다. 이날은 룰5드래프트로부터 보호할 유망주들을 40인 명단에 포함시킬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40인 명단에서 자리를 만들기 위한 트레이드였다. 피할 수 없는 트레이드였다. 마지막 연봉 조정을 앞둔 최지만은 연봉 인상이 불가피했고, 탬파베이는 이를 원치 않았다. 트레이드가 아니었어도 논 텐더 방출 등으로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후반기 부진이 아니더라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았다. 차이가 있다면 탬파베이는 조금 더 나은 패키지를 대가로 받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새로운 팀에서 그는 카를로스 산타나와 함께 1루와 지명타자를 나눠 맡을 예정이다. 산타나가 나이가 있는만큼 최지만이 1루수로 더 많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1루는 지난 시즌 피츠버그의 취약 포지션이었다. 쓰쓰고 요시토모가 자기 역할을 못해준 결과다. 최지만은 이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줘야할 것이다. 데릭 쉘튼 피츠버그 감독은 “많은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타격 능력이 있는 선수”라며 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망은 그리 어둡지않다. 부상만 아니라면 충분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을 것이고, 부상만 아니라면 지난 시즌 전반기 보여줬던 모습들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팔꿈치 수술에서 잘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느 좌타자들과 마찬가지로 최지만도 2023시즌부터 적용될 시프트 금지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시즌 하이라이트
4월 13일 vs 오클랜드
시즌 첫 3안타 경기. 네 차례 타석에서 볼넷 1개, 안타 3개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2회에는 우중간 담장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때리며 시즌 첫 홈런을 신고했다. 3경기 7안타 기록하며 시즌 초반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6월 4일 vs 화이트삭스
4번 1루수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1회 희생플라이, 7회 2타점 2루타로 3타점 기록하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6월 9일 vs 세인트루이스
1회부터 1타점 2루타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좌완 T.J. 맥파랜드 상대로도 두 차례 안타 기록하며 좌타자 상대로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7월 4일 vs 토론토
로저스센터 통산 타율 0.289 OPS 0.971일 정도로 유난히 토론토 원정만 가면 강한 모습 보여주고 있는 최지만, 이 경기에서도 2루타와 홈런 포함 3안타 기록하면서 로저스센터에서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10월 6일 vs 보스턴
시즌 막판 타격감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최지만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하며 후반기 부진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다.
[알링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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