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김동연 경기지사 "현 정부, 전 정권 탓만 하다 위기 대처 못해"

박상욱 기자 2022. 12.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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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정치 결심 때보다 더욱 나빠져, 정치교체만이 대안"
김동연식 협치 "조건 없는 대화와 진정성 있는 소통"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 새로운 성장엔진"
"경기국제공항, 갈등 아닌 유치 경쟁 펼쳐지게 준비"

김동연 경기도지사.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상욱 기자 = "우리 정치는 제가 정치를 결심했을 때보다 더욱 나빠졌다. 정치교체만이 유일한 대안으로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가려 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30일 뉴시스와 신년인터뷰에서 "전 정권 탓, 상대 진영 탓만 하면서 갈라져 싸우는 동안 경제위기도 안보위기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최근 윤석열 정부와 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다.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1400만 도민의 삶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동연식 협치'에 대해 "한마디로 조건 없는 대화와 진정성 있는 소통"이라면서 "지금까지의 성과와 신뢰를 바탕으로 더 높은 수준의 협치로 발전시켜 가겠다"고 자신했다.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경기국제공항'은 "지역 간 갈등이 아닌 유치 경쟁이 펼쳐질 수 있도록 제대로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지사와 일문일답.

-취임 첫해 소회는.

"경기도가 작은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도 정책과 사업뿐 아니라 중앙정부의 영향, 각종 사건사고, 날씨까지 무엇하나 도민의 삶과 관련되지 않은 일이 없었다. '기회 수도'를 만들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예산안과 조직개편안이 도의회를 통과했다. 새해에는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하나씩 이루어가겠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 투자유치, 각국 대사와 협력 강화 등 광폭행보가 눈에 띈다. 내년 계획은.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시급하지만 경기도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투자빙하기 속에서도 경기도는 약 2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2조 5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논의 중이다. 특히 ASML 화성 클러스터가 착공함으로써 반도체 장비 점유율 세계 1~4위 기업의 연구소가 모두 경기도에 자리잡았다. 새로운 '반도체 혁신생태계' 조성이 시작됐다. 글로벌 혁신 기업인은 물론 주요 국가 대사나 주한상공회의소 관계자와도 계속해서 만나고 있다. 단순히 공장을 짓는 차원이 아니라 기술과 사람의 교류를 포괄하는 '혁신성장 생태계', '혁신동맹'을 꾸준히 만들어 가겠다."

[서울=뉴시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 화성시에서 열린 ASML 화성 New Campus 기공식에 참석해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2022.11.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핵심 공약 중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구상은.

"대한민국 경제를 총괄했던 제 경험으로 볼 때 경기북부의 성장잠재력을 이끌어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1~2%p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도민의 뜻을 모아 반드시 그 길을 트겠다. 당초 정치적 유불리나 당락을 고려해 공약했던 것이 아니다. 경기북부의 성장잠재력이 너무 뚜렷하게 보였다. 중첩규제로 인한 피해보상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께서 특별위원으로 함께하고 다양한 분야의 많은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손을 잡아주셨다. 쉽지 않더라도 도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모아서 추진하겠다. 임기 내에 특별자치도로 가는 길을 최대한 닦아놓겠다."

-경기국제공항에 대한 구상은.

"반도체 등 미래산업의 항공 수출기반이 되는 '경제공항'이 될 것이다. 미래산업과 인구가 밀집한 경기남부권에 접근성 높은 국제공항이 필요하다. 단순히 군 공항을 이전하겠다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도민들의 원거리 공항 이용 불편을 해소하고 새롭게 이전할 부지와 기존 부지 및 주변지역 연계발전방안을 함께 만들어 가려 한다. 지역 간 갈등이 아닌 유치 경쟁이 펼쳐질 수 있도록 제대로 준비해 나가겠다."

-78대 78 도의회와 여·야·정협의체 구성 등 김동연식 협치의 신호탄이 올랐다.

"한마디로 조건 없는 대화와 진정성 있는 소통이다. 78대 78, 정말 절묘한 도의회 구성이다. 제대로 된 협치의 모범을 만들어보라는 도민의 뜻이라 받아들였다. 여야를 넘어 경기도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찾아가고 초대해서 만났다. 여·야·정협의체도, 예산안과 조직개편안 통과도 한걸음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진심이 통했다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성과와 신뢰를 바탕으로 더 높은 수준의 협치로 발전시켜 가겠다. 2023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선진화법 이후로 최장 지연돼 통과됐다. 중앙정치도 경기도 사례를 참고했으면 한다. 특히 대통령이 야당과 만나 대화해야 한다."

-고위 경제 관료 출신으로서 내년 경제 상황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내년 경제 전망 역시 쉽지 않을 거라 본다. 세계 각국의 패권주의, 자국우선주의, 경제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생겨난 복합적 위기 상황이다.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적극 보호하겠다. 제가 건전재정이 아닌 민생재정을 계속해서 강조한 이유다. 취임 1호 결재인 '비상경제대응방안'으로 4000억 원의 특례보증을 지원했고, 새해 예산도 추가 투입한다. 정부에서 줄인 공공형노인일자리 사업을 오히려 확대했고, 국공립어린이집 지원 예산도 계획대로 늘리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취약계층을 적극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적기에 재정을 투입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소요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최근 윤석열 정부와 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다. 실제 국정 안정화와 국가 위기극복이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1400만 도민의 삶과도 직결된 문제다. 비판에 그치지 않고 늘 대안을 함께 제언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경기도지사의 국무회의 참석도 건의했다. 경제전문가로서 대한민국을 위해 제언하고, 가장 큰 지방정부의 수장으로서 필요한 말을 하겠다는 차원이다. 저 역시 정치인이고 오랫동안 공직에 몸담았던 사람으로 책임감을 느낀다. 제가 오죽했으면 도정이 바쁜데도 국무회의에 불러달라고 했겠나. 여야를 떠나 국정은 제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29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3회 도·시군 합동 타운홀미팅 민생현장 맞손토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대선에서 정치교체를 핵심 어젠다로 부각시켰다.

"정치를 처음 결심한 이유가 바로 우리 정치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이었다. 우리 정치는 정치를 결심했을 때보다 더욱 나빠졌다고 평가한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10·29 참사를 봐도 그렇고, 예산안 합의 과정이나 연말에 이뤄진 사면을 봐도 그렇다. 전 정권 탓, 상대 진영 탓만 하면서 갈라져 싸우는 동안 경제위기도 안보위기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정치교체만이 우리 사회 문제해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믿으며,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가려 한다."

-도민에게 새해 인사.

"경기도는 도민의 삶을 지키는 방파제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마련한 기반을 바탕으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경기도 경제와 사회를 더 역동적으로 만들겠습니다. 경제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서로 힘을 합쳐 미래로 나아가는 상생과 포용의 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 새해에도 늘 도민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w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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