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 보상액만 3000억…카카오, 무료 서비스 보상 선례될까

최은수 기자 2022. 12.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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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0월15일 서비스 장애 두달 반만에 피해 보상안 발표
일반 이용자 대상 카톡 이모티콘·톡서랍 등 보상만 5577억
최대 5만원 현금 지원 소상공인 보상까지 더해야
전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보유한 카카오의 사회적 책임 차원
플랫폼 업계에 무료 이용자 보상 시 참고 선례 남겨
카톡과 같은 전국민 서비스 흔치 않아 선례 고착화 어렵단 해석도

[성남=뉴시스] 김근수 기자 =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포털사이트 다음과 카카오톡 사용이 일시중단 되었다. 사진은 포털사이트 다음 사이트. 2022.10.15. k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카카오가 지난 10월15일 발생한 서비스 장애 피해 보상을 확정했다. 무료 서비스 장애 보상 전례가 없어 카카오가 보상안을 내놓기 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을 뒤엎고 빠른 합의를 이뤄냈다.

카카오가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 제공할 이모티콘 3종 금액은 총 31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톡서랍 플러스, 메이커스 쿠폰까지 더하면 보상금액은 최소 5577억원 규모다. 아직 피해 사례를 추가 접수하고 있는 소상공인 현금 보상금과 1차 유료 서비스 보상금 400억원 등까지 더하면 전체 보상금액은 더 늘어난다.

이같은 대규모 보상 결정은 카카오가 ‘카카오톡’이 전국민 메신저인만큼 사회적 책임과 플랫폼 상생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결단으로, 앞으로 발생할 또 다른 무료 서비스 장애의 선례로 작용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한다.

4800만 카카오톡 이용자 대상 보상금만 5600억원…소상공인은 최대 5만원 현금

카카오는 전날 ‘1015 피해지원 협의체(이하 협의체)’에서 수립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장애 피해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약 두 달 간 10여 차례 회의를 통해 카카오 공식채널로 접수된 피해사례 8만7195건을 분석한 결과다.

협의체는 소상공인 매출 손실 규모액이 30만원 이하인 경우 3만원, 3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인 경우 5만원을 지원한다. 50만원 초과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협의체 검토 및 피해 입증 과정을 통해 추가 지원을 고려할 방침이며, 이번 피해지원을 위한 별도의 고객센터도 운영한다.

또 카카오는 ‘소상공인을 위한 카카오톡 채널 캐시 프로그램’을 신설해, 전체 소상공인 대상으로 카카오톡 채널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5만원 상당의 무상 캐시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카카오톡 이용자 대상으로도 보상안을 제공한다. 카카오는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 이모티콘 총 3종을 제공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내달 5일부터 사용 가능하며 영구 사용 1종과 90일 사용 2종으로 구성된다.

이밖에도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감사 쿠폰 2종(2000원, 3000원), 카카오톡의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300만명)을 이용자들에게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피해접수·협의체 구성과 합의 등 발 빠르게 보상안 확정

향후 무료 서비스 장애 보상 선례될까?…"전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예외적"

[성남=뉴시스] 김금보 기자 =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9. photo@newsis.com
지난 10월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이후 ‘피해보상’은 카카오가 넘어야 할 가장 큰 난관이었다.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카카오톡은 전국민이 쓰는 메신저인만큼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의 규모도 컸지만, 무료 서비스라 보상 선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용약관에도 보상 의무는 없다. 허나 정부와 정치권에선 "무료 서비스라도 보상하라"는 요구가 이어지면서 카카오의 고심이 컸다.

카카오가 협의체를 구성한 뒤에도 피해 보상 사례가 다양하고, 소상공인 등 피해를 입증하는 절차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보상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카카오는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후 보상 대책 소위를 통해 피해사례 접수, 협의체 구성, 자율협의 등 일련의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 결과 장애가 발생한 지 2개월 반만에 보상안 합의를 이뤘다.

또 카카오는 비상대책위원회 분과를 통해 원인 조사에 착수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선 결과 지난 7일 개최한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를 통해 업계에 상세하게 공유했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앞으로 또 다른 무료 서비스 장애가 발생할 시 이번 카카오의 보상이 선례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실제 그동안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과도한 보상을 내놓을 경우 부담스러운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앞으로 무료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여론에 따라 보상하는 관행이 자리잡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또 과도한 보상을 집행할 경우 경영진이 배임에 휘말릴 수도 있다. 실제 카카오가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 제공하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3종, 카카오톡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선착순 300만명), 카카오 메이커스 감사쿠폰 등 보상규모는 총 5577억원이다. 여기에 피해를 접수한 소상공인 보상금, 유료 서비스 보상금까지 더해야 한다.

다만, 이번 보상을 계기로 다른 무료 서비스 장애 시 선례가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카카오톡과 같이 전국민이 무료로 이용하는 서비스가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를 제외하면 거의 없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보상은 카카오가 전국민 메신저 사업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이기 때문에 장애 보상 기준이 되지는 어렵지 않겠느냐"라며 "플랫폼과 서비스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번 사례가 선례로 작용할 경우, 해외 빅테크와 역차별 문제가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등 해외 빅테크 기업은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이용자에 보상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앞서 지난달 인스타그램에서 8시간 넘게 서비스 오류가 발생해 전세계 이용자가 불편을 겪었지만, 운영사 메타는 장애 원인도 발표하지 않았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전문경영대학원 교수는 "카카오 보상안은 무료 서비스를 하더라도 일정한 장애가 발생하면 보상을 한다는 일종의 '룰'을 확립한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보상 규모에 대해서는 모든 기업들이 여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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