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동산 결산] ④ 정체성 찾아가는 국내 프롭테크 업계

김서온 2022. 12.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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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롭테크 업계, 스토리보다 구체적인 수익 창출력이 필요한 시점"

올해 잇단 금리인상에 경기위축 우려까지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이 심화하는 추세다.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영끌족의 시름은 깊어졌고, 예상치 못한 역전세난에 전세사기까지 더해지면서 전세시장도 활기를 잃었다. 아이뉴스24는 격변의 한 해를 보낸 2022년 부동산 시장을 되짚어 봤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지난 몇 년간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인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업계가 올 한 해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올리는 광고 매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단순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간 국내 프롭테크 업체들은 글로벌 기업들 못지않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15년 이후 누적 투자액 5조원을 달성하는 등 가파른 성장을 보였는데, 올해 이들은 과감한 결단을 통해 자신들만의 명확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등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30일 프롭테크 업계에 따르면 직방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아파트 실거래가와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호갱노노를, 2019년에는 셰어하우스 플랫폼 우주, 상업용 부동산 정보 플랫폼 네모 운영사 슈가힐을 인수했다. 이어 지난 2020년에는 욕실과 주방 청소 서비스 업체 호텥리브, 부동산 컨설팅과 중개업체인 온택트플러스와 위너스파트너를, 지난해에는 공동주택 관리 플랫폼 모빌을 품에 안았다.

아파트 중개라는 새 비즈니스 모델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부가 산업군의 업체들을 잇달아 사들이면서 주거와 관련된 전방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직방은 올해 7월 삼성SDS의 홈 IoT 사업부를 인수하며 하드웨어(도어록)에 투자, 국내외 스마트 홈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 프롭테크 업계가 단순 수익 창출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올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사진=조은수 기자]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 매출액 1천억원 이상의 홈 IoT 사업부 인수로 당분간 직방의 이익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금리 하향 안정화와 같은 요인도 중요하지만, 직방이 투자한 각 사업의 시너지와 부동산 중개 시장에서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매물 중개 플랫폼이라는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로 직방과 함께 시장을 주도해온 다방은 '직접 중개업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올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한공협)와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중개업 진출을 선언하고, 과거 인수한 업체(호갱노노)까지 가세해 중개시장 진출 의지를 다시 한번 확고히 한 직방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직접 중개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유순 스테이션3 대표가 나서 "지난 2013년 이후 다방은 공인중개사와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왔으며, 직접 중개업 진출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이어 올해 다방은 한공협과 손을 맞잡으며 정체성을 확립했다. 한공협과 스테이션3는 이달 부동산 거래 시장 활성화 및 부동산 중개업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다방과 협회 소속 공인중개사 사이의 협력 네트워크를 보다 견고히 하고 부동산 시장 내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사는 프롭테크 기업과 공인중개사 간의 상생을 위해 ▲한방 서비스 관련 기술 자문 등 상호 간 협력체계 강화 ▲협업 활성화 및 홍보마케팅 지원 ▲부동산 시장 및 프롭테크 관련 정보 교류와 이를 통한 공동 발전을 도모해 나갈 방침이다.

집토스는 실제 대표가 대학교 재학 시절 자취방을 구하면서 겪었던 힘든 경험을 바탕으로 차린 소규모 부동산에서 시작됐다. '반값 중개'로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이제는 '기업형 부동산 중개회사'라는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올해 고도화 작업에 주력했다.

집토스는 좋은 경험의 서비스를 모토로 언제 어디서나 서울 각지 직영 부동산을 통해 집을 사고파는 고객들이 획일화, 표준화된 수준 높은 중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집토스는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특히, 중개 실무 교육기관 '집토스 아카데미'를 별도로 운영하며 소속 공인중개사의 실무 능력 함양을 돕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엔데믹 국면에 늘어난 대학가 원·투룸 중개 수요를 해결하고, 기업형 부동산으로서의 성장을 가속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인중개사 공개채용에도 나섰다.

같은 달 집토스는 공인중개사용 부동산 계약서 자동 작성 솔루션 '집토스싸인'을 선보였다. 주소와 계약 주요 조건을 입력하면 부동산 임대차와 매매 계약서는 물론 표준임대차계약서,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 등 계약 관련 필수 서류들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기능을 담고 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부동산 중개업은 효율을 높일 여지가 큰 산업"이라며 "기술로 중개업 효율을 높인다면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프롭테크 업계는 중개 및 임대 플랫폼에 지나친 편중, 구 산업과 갈등, 높은 매출 변동 등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며 "단기간 유니콘으로 등극했던 미국 카테라의 도산과 질로우의 아이바잉(iBuying) 사업 철수는 이제 국내 프롭테크도 스토리보다 구체적인 수익 창출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망 프롭테크 기업들은 데이터 제공과 중개에서 시작해 연관 산업으로 확장하거나, 독보적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솔루션 제공 등 차별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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