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리그를 들썩인 ‘한 골’들[2022년 축구결산④ 올해의 골]

이두리 기자 2022. 12.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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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한 골’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열쇠다. 절체절명의 순간 한 골이 팀을 살리고, 개인의 스타성을 폭발시키며 리그 전체를 들썩인다. 2022시즌 K리그1에서는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합해 총 591골이 나왔다. 이 중 가장 큰 전율을 일으킨 골 네 개를 선정했다.

17라운드 수원FC-포항 스틸러스, ‘돌아온 축구 천재’ 이승우의 터닝 발리슛


수원FC 이승우가 지난 6월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김도균 수원FC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유럽 리그에서의 부진을 딛고 올해 K리그로 백의종군한 이승우(24·수원FC)는 이제 ‘캐슬파크의 왕’이 됐다. 이승우는 지난 6월 포항 스틸러스와의 17라운드 홈경기에서 환상적인 터닝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축구 천재의 재림’을 알렸다.

이날 후반 17분 무릴로의 코너킥 상황에서 골 에어리어 안을 지키던 이승우는 공의 궤적을 쫓아 뒷걸음질 치다가 그대로 빙글 돌면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공은 골키퍼가 손쓸 새도 없이 포항의 골망 구석에 꽂혔다. 임상협과 박찬용 등 키가 큰 포항 선수들이 이승우 앞을 가로막고 있었고, 뒷걸음질 치는 상황에서 각도를 조준하기도 쉽지 않은 위치였지만 이승우의 발끝은 정확했다.

22라운드 강원FC-수원FC, “2002년생 맞아?” 양현준의 절묘한 뒷발 슛


강원FC 양현준(왼쪽 두번째)이 지난 7월 수원FC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강원 샛별’ 양현준(20·강원FC)은 올해 어린 나이가 무색한 감각적인 플레이로 K리그에 돌풍을 일으켰다. 양현준은 이번 시즌 ‘레모나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4번이나 수상한 데 이어 K리그1 2022 영플레이어상까지 석권했다. 이제 프로 데뷔 3년 차에 접어들지만, 베테랑 선수들과 견줘도 손색없는 어엿한 강원의 주전이다.

양현준은 지난 7월 수원FC와의 22라운드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전반 18분 강원의 역습 상황에서 측면으로 공을 몰고 오는 김대원의 움직임을 포착한 양현준은 하프라인부터 침착하게 박스 안으로 침투해 자리를 잡았고, 김대원의 컷백 패스를 뒷발로 차 골인시켰다. 양현준은 이날 후반 역전 골까지 터트리며 강원의 4-2 승리에 크게 이바지했다.

35라운드 울산 현대-전북 현대, 현대가 희비 뒤집은 마틴 아담의 추가시간 멀티 골


울산 현대 마틴 아담(가운데)이 지난 10월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마지막 ‘현대가 더비’였던 지난 10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35라운드 경기는 울산 팬에게는 짜릿한 역전 드라마로, 전북 팬에게는 비극으로 기억된다. 전반 바로우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 울산은 후반 정규시간이 끝나도록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전북이 울산을 승점 5점 차로 따라잡은 상황이었기에, 울산은 이날 패하면 우승마저 빼앗길 수 있었다.

울산의 패색이 짙었던 후반 추가시간, 마틴 아담(28·울산)이 거짓말 같은 멀티 골로 한순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아담은 전북 류재문의 핸드볼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동점 골을 터뜨렸다. 이어 이규성이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며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울산의 리그 우승 9부 능선을 넘긴 원더골이었다.

승강 플레이오프 2라운드 수원 삼성-FC안양, 강등 직전 수원 살려낸 오현규의 극장 골


수원 삼성 오현규(오른쪽)가 지난 10월 FC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극장 골을 넣은 뒤 안병준과 포옹하고 있다. 수원 | 연합뉴스


이번 시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오현규(21)는 수원 삼성의 ‘해결사’였다. 지난 10월 열린 FC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수원은 1차전에서 무승부에 그쳐 반드시 2차전에서 이겨야 강등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병준과 아코스티가 한 골씩 주고받으며 맞춰진 1-1 균형은 연장전이 끝날 무렵에도 깨지지 않았다.

연장 후반 종료 3초 전, 오현규의 헤더 슛이 안양의 골문을 뚫었다. 마나부의 크로스 이후 오현규는 문전에서 안양 선수들과의 치열한 몸싸움을 이겨내고 재차 머리로 공을 띄운 뒤 헤더 슛으로 골을 꽂아 넣었다. 수원의 K리그1 잔류가 결정된 순간이었다. ‘빅버드’에는 우레와 같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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