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꼬꼬무' 사라진 약혼자와 '온수기 살인사건'…김명철 실종 사건 '재조명'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12년 전 사라진 명철씨, 그의 행방을 아시나요?
29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증발한 남자와 쌍둥이 형제'라는 부제로 명철씨가 사라진 그날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대한민국 첫 경기가 있던 날 현주 씨는 갑자기 사라진 약혼자 때문에 혼란스러워했다.
상견례 일주일 전 친구가 소개한 사람에게 일자리를 소개받기로 한 명철이 미팅 중 연락이 두절된 것. 특히 명철은 갑자기 파혼을 통보했고, 의문의 여성에게 "나 명철 씨 애인인데, 같이 잠수 탈 거니까 연락하지 마세요"라며 황당한 전화가 걸려온 것.
이에 현주는 약혼자가 만나기로 했던 친구 상필을 찾아가 무슨 일이 있었냐 물었고, 상필은 명철이 휴대폰을 두 개 갖고 있었고 의심스러운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명철은 어머니에게도 당분간 잠적하겠다는 이해할 수 없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현주와 명철의 가족들은 경찰에 실종 수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성인인 명철의 경우 뚜렷한 범죄 혐의점이 없으면 가출인으로 분류되어 수사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뒤 명철이 미팅 장소 근처에서 어떤 여자와 함께 있는 걸 봤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그러나 명철을 아는 주변인들은 그가 졀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이상한 점만 가득한 상황에서 가족들은 경찰에 거듭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 시간이 흘러 명철이 사라진 지 22일째가 되던 어느 날 경찰서가 발칵 뒤집혔다.
미팅 당시 명철에게 계약금을 건넸다던 최실장이 모든 것을 말하겠다며 등장한 것. 당시 야식집 배달원이었던 최대상은 조상필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 부탁을 받았다. 그리고 며칠 후 그가 오라던 유흥업소로 향했다.
이후 최대상은 조상필이 하는 것을 그냥 지켜보았다. 조상필은 명철에게 최대상을 최실장이라고 소개했고 술잔을 건넸다. 그리고 술을 들이켠 명철은 얼마 못 가 바로 쓰러졌다. 조상필이 술에 수면제를 탔던 것.
이어 조상필은 명철이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최대상과 함께 명철을 근처 인테리어 가게까지 이동시켰다. 그 길로 돌아가던 최대상은 두고 온 휴대폰이 기억났고 다시 가게로 돌아갔다.
하지만 조상필은 자신이 찾아서 돌려주겠다는 말을 하며 그를 돌려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 최대상은 명철의 실종 소식을 듣게 된 것. 이후 조상필은 최대상에게서 수사에 혼선을 줄만한 진술을 유도하기까지 했다.
최대상은 그 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명철에 대한 죄책감으로 결국 자백까지 한 것. 이후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검거된 조상필은 자신은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경찰들은 주변 탐문을 통해 당시 명철과 조상필을 목격한 이들의 증언을 확보했다. 그리고 당시 조상필이 가게를 알아본다며 이상한 계약 조건을 내걸었다. 첫째 비싸도 좋으니 물이 나오는 곳이어야 하고, 둘째 늦은 시간까지 시끄러워도 괜찮은 곳이어야 한다고 했던 것. 이에 조상필은 인테리어 가게를 곧바로 계약한 것.
하지만 인테리어 가게는 이미 텅 빈 상태였고, 바닥은 물청소를 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곧바로 과학수사대가 인테리어 가게의 루미놀 검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소량이지만 명철의 혈흔과 모발이 발견됐다.
혈흔이 발견되자 조상필은 말을 바꿨다. 명철이 잠시 후 깨어나 본인에게 약혼녀와의 관계를 추궁했고 이에 몸싸움을 벌이다가 혈흔과 모발이 남은 것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그 후 명철은 제 발로 돌아갔다는 것.
하지만 과학 수사를 통해 그의 주장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수면제를 먹고 정신을 잃은 명철이 누운 자세로 어떤 일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러한 수사 결과에도 조상필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현주를 짝사랑하던 조상필이 현주의 약혼 소식을 듣고 범행을 모의했던 것. 그가 했던 명철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모두 거짓이었다.
조상필은 물청소 다음 날 근처에 있는 폐기물 처리장으로 갔다. 이에 경찰은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수사를 했지만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
이에 조상필은 살인이 아닌 감금 폭행죄로 최대상과 함께 기소됐다. 조상필은 1심에서 징역 15년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항소했고 2심에서는 징역 7년형으로 감형받았다.
이는 가족들에게 충격적인 결과였다. 모든 슬픔과 고통은 가족의 몫이었던 것. 그리고 명철의 실종이 잊혀가던 어느 날 경기 경찰청 광수대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보험 수사의 달인인 정 형사에게 연락이 온 곳은 보험사 조사관인 전직 경찰 선배였다. 선배는 사건 하나에 대한 수사를 부탁했다.
사채 폭력배들이 운영하는 사무실에서 사람이 죽었는데 사망 보험금이 17억 원. 그런데 보험 수익자는 제삼자라는 것. 수익자는 당시 동거하던 사망한 이의 동거인 조재필. 조재필은 조상필의 쌍둥이 형이었다.
사실 조상필과 조재필 쌍둥이 형제는 17년 전 중3 시절 살인을 저질렀던 것.
사건이 심상찮다고 느낀 정 형사는 막내 형사와 함께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수사했다.
명철이 실종되기 1년 전 상가 건물에서 한 남성이 알몸으로 쓰러져있다는 신고 전화가 걸려온다. 응급대원들이 도착한 당시 이 남성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신고자는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선배들이었고 그중 한 명은 조상필이었다. 신고자들은 사망한 민수 씨가 새벽에 샤워를 한다고 갔는데 한 참 지나도 안 왔고 그래서 가보니 이미 쓰러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 가수 온수기에서 나온 일산화탄소에 의해 사망한 것. 그런데 부검 과정에서 민수 씨의 몸에서 알코올과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그리고 그가 샤워를 한 현장이 모두 실리콘으로 밀폐되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가스 온수기의 일산화탄소 발생을 막는 안전장치가 일부러 잘려있던 것이 포착된 것.
사건 직후 경찰은 쌍둥이 형제를 조사했고, 이들은 시종일관 모두 민수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살인을 입증할 길이 없어 민수 씨는 사고사로 처리됐다. 이에 형사들은 또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수사를 했다.
사고 10개월 전부터 민수 씨는 월 150여만 원의 사망 보험을 들고 있었던 것. 특히 그의 월 수입은 약 100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밝혀졌고 보험금 대납 정황이 포착됐다. 보험금 대납자는 바로 조상필이었다.
그리고 쌍둥이 형제들의 보험 대리 가입 정황까지 드러났다. 살인을 위해 설계되어 가입된 보험이라 판단한 형사들은 온수기를 설치한 이가 누구인지 추적했다.
그리고 수사 결과 온수기를 설치한 것도 바로 쌍둥이 형제임이 드러났다.
또한 수면제 구입 경로와 보험 살인을 모의한 정황까지 모두 포착됐다. 쌍둥이 형제들은 민수 씨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재운 뒤 샤워하다가 질식사한 것처럼 위장했던 것이다.
특히 쌍둥이 형제는 연고가 없는 민수 씨의 장례까지 치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살인죄로 기소된 쌍둥이 형제는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상필에게는 무기징역, 조재필에게는 20년형을 선고했다.
이에 형사들은 뿌듯함을 느꼈다. 그럼에도 명철 씨의 실종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기에 그의 실종 사건이 마음의 부채로 남았다.
12년째 생사도 알 수 없는 명철 씨. 이에 가족들은 여전히 그를 찾아 헤매며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명철의 부모님은 아들의 생사라도 알고 싶은 마음에 작은 제보라도 기다리며 오늘의 방송을 허락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방송은 조금이라도 명철 씨의 실종과 관련한 단서를 아는 이들이 있다면 꼭 제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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