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2 증시] 레고랜드 사태가 쏘아올린 자금시장 대혼돈
회사채 시장 '돈맥경화'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2년 채권시장은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살인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으로 국채, 한전채 등 초우량 채권의 금리가 급격히 상승(채권 가치 급락)하면서 회사채나 단기 기업어음(CP)은 거래가 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 자금시장의 위기가 불거졌다.
특히 한국전력의 누적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한전채를 역대 최대 규모로 발행해 채권시장의 '자금블랙홀'이 됐고, 여기에 국채 수준의 신용도를 인정받았던 지방채가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신용위기에 처하면서 4분기엔 자금시장 경색까지 찾아왔다.
◇10년물 국채금리 4% 시대…28일간 지속된 장단기 금리역전
채권 금리 급등은 미국 금리인상과 궤를 같이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올 들어 사상 유례없는 4번의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금리를 0.75%포인트씩 인상하는 것)을 단행했고, 이로 인해 기준금리가 크게 뛰자 단기 채권 금리도 뛰어올랐다.
단기물 금리는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에 편승해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 3년물 국채금리는 10월21일에 4.625%를 기록,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4.23%를 역전했다.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경기 침체 전조로 해석된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난 후 1~2년 안에 경기 침체가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론 10년물 장기국채 금리가 4%를 넘어선 것도 주식시장에서는 적지 않은 악재로 작용했다. 통상 10년물 국채금리가 3%만 넘어도 주식시장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심지어 전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2%를 넘기자 미국 국채로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2월 중순 들어 3.4% 수준으로 다소 안정화됐으나 연말이 되면서 다시금 3.8% 수준으로 상승했다.
한국 국채금리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10월21일 한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55%까지 올랐다. 역시 12월 중순 무렵 3.3% 수준으로 내려갔다가 전날인 29일엔 다시 3.72%로 올랐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만기가 짧은 2년물, 3년물 채권 금리가 만기가 긴 10년물 채권 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11월18일부터 12월27일까지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27거래일 동안 이어졌다.
지난 9월26일엔 3년물과 10년물 역전폭이 0.213%p까지 벌어지면서 사상 최대 격차를 보였다.
12월28일에서야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0.005%포인트 낮아지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정상화됐다. 28거래일만이다.
◇회사채 시장 '돈맥경화'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
"지금 유증기로 가득 차 있는 공간에서 라이터를 켜면 어떻게 되겠어요? 펑하고 터지겠죠?"
지난 10월, 국정감사장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의원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질타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증기는 자금시장의 위기를, 라이터는 이 위기의 결정적 '트리거'가 된 '레고랜드 사태'를 가리킨다.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살얼음같던 국내 자금시장의 '보호막'은 가차없이 깨졌다. 채권금리는 급등(채권 가치 급락)했고 회사채 거래는 사실상 동결됐다. 자금 수혈에 실패한 지방 중소건설사는 '흑자부도'까지 났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강원도는 아시아의 랜드마크가 되겠다며 글로벌 테마파크 '레고랜드'를 건립했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발행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증권(ABCP) 2050억원을 발행해 충당했다.
이 2050억원의 ABCP는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섰다. 만약 중도개발공사가 상환을 못할 경우 지방정부가 대신 갚아주겠다는 의미다. 이에 최고 신용등급인 A1 등급을 받았다.
그런데 레고랜드 ABCP 만기를 하루 앞둔 지난 9월28일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지방정부가 레고랜드 채권만기를 갚아줄 이유가 없다며 회생법원에 중도개발공사에 대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사실상 '디폴트'(부도)를 선언한 것이다.
이에 채권단 주관사였던 BNK투자증권은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거부한 것으로 보고 ABCP에 대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했다.
신용평가사는 레고랜드 ABCP의 신용등급을 곧바로 강등했고, 지방채와 지방정부가 지급보증한 채권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지방채는 국채와 비슷한 수준의 신용등급으로 평가받는데, 이 지방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회사채는 아예 거래가 동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대환하거나 상환해야 하는데 자금줄이 막히면서 기업들이 '흑자부도'가 나는 상황에 처했다.
91일물 CP금리는 5%대로 급격히 치솟았고 회사채 수요예측엔 냉기만 감돌았다.
이에 정부는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화펀드(채안펀드)를 포함해 총 '50조원+알파' 규모의 긴급 시장안정화조치를 시행했다. 또 대형금융사 등 민간에서 95조원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채권시장의 급한 불을 껐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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