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수학과 책방, 이렇게나 훌륭한 조합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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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책방'을 열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이 자리에 있어 주세요."
책방을 열기 전에 가장 자주 듣던 말은 "수학책방이라고? 도대체 누가 그런 책방에 가겠어?"였다.
우리 책방의 가장 큰 차별성은 수학책 전문가들이 직접 운영한다는 것이다.
우리 책방은 아이가 읽을 수학책을 고르러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과 직장인, 수학 독서모임 회원들, 수학을 잘 가르치는 법을 연구하는 수학 선생님들이 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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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책방’을 열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이 자리에 있어 주세요.”
요즘 우리가 가장 자주 듣는 인사다. “이런 공간, 너무 힐링입니다”, “너무 특별한 책방이에요”, “수학책방 근처로 이사 가고 싶어요”, “‘수포자’였던 엄마도 수학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는 분들도 있다. 어떤 20대 청년은 우리 책방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이 났다고 했다. 원주율 100만자리까지의 숫자만 써 있는 <π> 책을 보려고 체험학습을 오기도 하고, 온 가족 서울 나들이 여정의 첫 번째 장소로 우리 책방에 온 부산 가족도 있었다. 아이들은 방명록에 “대한민국 최초 수학 서점인데 너무 좋아서 놀랐다”, “즐거워서 한 번 더 오고 싶어요”라고 썼다. 요즘 아이들은 수학이라면 진저리를 친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상한 일이다.
책방을 열기 전에 가장 자주 듣던 말은 “수학책방이라고? 도대체 누가 그런 책방에 가겠어?”였다. 교과서나 문제집 말고 수학책이라는 게 있었냐며 놀라는 분들도 있었다. 책방과 수학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수학에 그렇게나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에 수학책방이 한 군데도 없다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게 아닐까?
나는 20여년간 수학책 작가로 활동하여 수학의 대중화를 위해 나름대로 애써 왔다. 수학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수학에 흥미를 붙이고 수학에 자신감을 가지며 수학에 빠져들게 하고, 학창 시절 수학으로 받은 상처가 있는 어른들을 수학과 화해하게 하고 싶었다. 그러기에는 책방이 가장 적절하다. 대한민국 최초 수학 서점을 만들어보자! 나는 내 수학책을 매개로 친하게 지내던 유튜버 정유숙(‘쑥샘’)과 의기투합했다. 책방 이름은 대수와 기하를 통합한 수학자이자 철학자, 문이과 통합의 상징이면서 수학책과 썩 잘 어울리는 분의 이름을 따서 <데카르트수학책방>으로 정했다. 2022년 11월1일 온·오프라인 수학책방이 열렸다. 그러자 전국에서 독자들이 모여들었다. 뜻밖의 환호였다.
우리 책방의 가장 큰 차별성은 수학책 전문가들이 직접 운영한다는 것이다. 전문가인 우리가 직접 읽고 고른 책들만 판매한다. 책방에 손님이 찾아오면 우리가 직접 맞이하고 책을 골라준다. 손님이 온라인 책방으로 주문을 하면 우리가 직접 쓴 리뷰가 책과 함께 배달된다. 수학책 저자가 자기 책에 직접 쓴 편지를 함께 보낼 때도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수학에 대해 가졌던 부정적인 편견들을 사라지게 하고 수학을 정겹고 따뜻하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힘을 주는 동지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책방은 아이가 읽을 수학책을 고르러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과 직장인, 수학 독서모임 회원들, 수학을 잘 가르치는 법을 연구하는 수학 선생님들이 주로 온다. 앞으로는 현재 운영 중인 수학책 작가 초청 특강과 더불어 수학독서클럽과 수학독후감 대회 등을 통해 좋은 수학책을 잘 골라 널리 알리고, 출판사들이 수학책을 더 잘 만들게 하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
서울 증산역 근처 상가 건물 2층에는 ‘수학책 읽는 문화 만들기’를 선도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는 ‘데카르트수학책방’이 있다.
글·사진/강미선 데카르트수학책방 공동대표
데카르트수학책방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불광천길 116(북가좌동) 2층
www.instagram.com/descartes_mathbook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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