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강원에 살다] 10. 에필로그-강원특별자치도, 청년 위한 둥지 될까
만 30세 청년 20명 심층 인터뷰
강원 거주 배경·비전 등 담아
인프라·인식 개선 등 과제 남겨
“기존 정착 젊은 세대에도 지원
응원·환대 분위기로 변화 필요
청년 정책은 청년이 주도가야“
방탄소년단 RM이 만든 ‘Seoul(서울)’이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사랑과 미움이 같은 말이면 I love you Seoul, 사랑과 미움이 같은 말이면 I hate you Seoul’. 서울에 대한 양가감정이다. 어느 지역이든 그곳에 사는 절대적 이유는 없다. 어느 쪽의 가치에 더 마음이 기우느냐에 따라, 서른들의 터전은 바뀐다.
강원도민일보가 2022년 창간 30주년을 맞아 마련한 ‘서른, 강원에 살다’ 시리즈는 강원도에 사는 만 30세 스무명의 이야기를 진하게 듣고, 모두 풀었다. 시리즈 제목을 부제로 내세운 ‘2022강원인구포럼’을 통해 관련 통계 분석과 함께 전문가와 청년 당사자들의 제언도 심도 깊게 들었다. 각자 다양한 배경과 이유, 계획을 갖고 강원도에 살고 있는 서른 살 청년들이 들려 준 이야기들을 들여다 볼수록 해답은 명확해졌다. 강원도의 서른 살들은 지역사회 일원으로 청년이 존중받는 문화가 자리잡힌 지역,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는 제도를 희망했다. 감염병 유행과 대형 참사, 묻지마 범죄 등 예측불가능한 위험사회가 주는 불안감을 지역 공동체 문화를 통해 떨치고 싶다는 답변도 많았다.
청년들의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면 더 많은 청년들이 강원도에서 함께 하기 위해 지역사회가 나아가야 할 힌트가 있다.
황덕주(춘천) 씨는 강원도의 비전이 어디있겠느냐는 질문에 “통일”이라고 했다, 그는 “유일한 분단국가의 분단 도다. 통일되면 어디부터 개발되겠는지 생각하게 된다. 실질적인 교류가 이뤄질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이 강원도”라고 장기적 관점에서 강원의 가능성을 찾았다. 김도혁(동해)씨는 “남아 있는 청년들한테 먼저 잘 해줘야 외부에서도 끌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 지을 때도 내부를 잘 다져줘야지 외부를 지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정착 청년들에 대한 우선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명민(영월) 씨의 말은 행정가나 정치권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사는 모두에게 과제를 준다. 이씨는 “일자리 기회나 인프라 부족 등도 문제지만 좀 다른 생각도 해본다. 지역사회가 청년을 인정해주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응원, 지원 등을 해주는 것이 한 사람의 정착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역설했다. 지역에 필요한 리더에 대해서는 “조금 물러 터져도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카리스마 있고 유능한 사람도 좋겠지만 청년들이 지역에서 인정받으면서 따뜻한 분위기 속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부분에 공감하고 어루만져 줄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산업화 시대에 열심히 일했던 노년 세대의 허탈감을 위로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강원인구포럼 현장에 참석했던 김진영 춘천시 청년명예청장은 “활동하면서 청년정책에 청년이 빠져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해당 정책을 누가 제안하고 발굴했는지에 대한 주체의 문제가 늘 있었다”며 “최근 춘천시청년청 예산이 전액 삭감돼 안타깝다. 과연 청년들의 정책 입안 성과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만큼 청년들이 정책을 내고 효과를 내기까지 길게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기남 인구보건복지협회 사무총장은 “언론에서도 청년을 인구정책의 수단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급변하는 시대에 청년들은 각자 해법을 가지고 있다. 서로를 연결해 주면 중간지원조직 등을 통해 정책을 스스로 기획하고 예산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해외 국가들을 보면 총리와 대통령들도 30~40대로 연령대가 내려갔다. 기존 시각을 바꿔서 청년 중심의 지역사회가 만들어지는데 모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 기사 중 하나에 다음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서울은 먹이는 많은데 둥지가 없다. 지방은 둥지는 많은데 먹이가 없다.”
내년 출범하는 강원특별자치도가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따뜻한 둥지와 함께 먹이도 풍부하게 마련할 수 있을까. <끝> 김여진·유승현·강주영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새해 첫 해돋이 전국 맑음…강릉 경포대 오전 7시40분 해뜬다
- 국내 첫 '뇌 먹는 아메바' 감염 50대, 입원 열흘만에 사망
- [속보] 한국 첫 달 궤도선 ‘다누리’ 호, 임무궤도 안착 성공
- 검찰, '알펜시아 입찰 방해' 최문순 전 강원지사·KH그룹 등 압수수색
- '만 나이 통일법' 공포, 내년 6월부터 시행…금감원 “금융권에 영향 없어”
- 54년 역사 춘천 대원당 확장이전 “동네빵집과 공생 나설 것”
- 강원외고·민사고 2023학년도 신입생 지원율 전년비 반등
- ‘간첩 누명’ 납북귀환어부 11명 재심에서 전원 무죄
- 전어 수만마리 떼죽음…고성 송지호에 무슨일이?
- [천남수의 視線] 2022년에 버려야 할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