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집' 생긴 조성환의 미소 "이제 미안한 마음 없이 훈련 시킬 수 있겠다"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끄는 조성환 감독이 어느 때보다도 밝은 표정으로 새해 각오를 전했다. 올 시즌 K리그1 상위권에 오르며 내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획득한 인천은 분주하게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조 감독은 지난 27일 인천 클럽하우스인 인천 축구센터 개관식에 참석, 클럽하우스를 얻은 소감과 함께 다가올 시즌을 향한 각오 등을 전했다.
이날 조 감독의 표정은 평소보다 훨씬 밝았다. 시종일관 미소가 끊이질 않았고, 깔끔한 정장 차림에 부드러워진 새 헤어 스타일까지 선보였다.
그는 "집 없는 사람이 새 집을 마련해서 이사한 기분이다. 기쁜 날인데다 손님들을 맞이한다는 기분으로 변화를 줘 봤다"며 멋쩍게 웃었다.
조 감독이 이와 같이 함박웃음을 짓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동안 인천은 전용 훈련장과 숙소가 갖춰진 클럽하우스가 없어, 이 구장 저 구장을 옮기며 훈련해야 했다.
조 감독은 "그 동안 오전 훈련을 하고 나면 오후 훈련을 하기 전까지 선수들이 마음 편히 있을 곳이 없었다. 이제는 우리만의 공간이 생겼으니 선수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이어 "이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 없이 더 많은 훈련을 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농담 섞인 포부도 밝혔다.
인천 클럽하우스에는 천연잔디구장, 인조잔디구장, 체력단련실, 라커룸, 목욕탕, 시청각실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조 감독이 그 중 가장 공을 들인 곳은 체력단련실이다. 덕분에 인천은 과거 문학경기장 내 좁고 낡은 체력단련실 대신 고가의 장비들도 가득한 최신식 시설을 갖추게 됐다.
조 감독은 "전문 피지컬 장비와 소통하며 필요한 장비들을 구비한 덕분에 우리도 좋은 퀄리티의 체력단련실을 갖추게 됐다. 아주 흡족하다"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물론 그가 단순히 선수들의 훈련 시설 자체가 좋아진 때문에 기뻐한 것은 아니다.
클럽하우스 덕분에 인천이라는 팀 전체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전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우리야 처음이지 남들은 다 있는 클럽하우스라 유난 떠는 것 같지만, 그래도 기쁜 건 기쁘다"면서 "같은 공간에서 숙식하며 소통하고 이전보다 더 쉽게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나아가 그는 "간단한 티타임도 부담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전에 식사 자리를 할 땐 부담갖는 선수들이 있었다"며 유쾌한 농담도 빼놓지 않았다.
이 뿐 아니다. 클럽하우스엔 산하 유스 18세 이하(U18) 선수들의 숙소도 마련됐다.
구단의 미래인 유스 선수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프로의 꿈을 꾸고,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 있다. 팀의 현재와 미래가 함께 소통하며 발전하고 같은 팀 철학을 공유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조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들의 롤 모델을 직접 지켜볼 수 있다는 건 매우 값진 경험이다. 코칭스태프들도 함께 있기에 정보 공유도 아무래도 쉬워질 것이다. U18 선수들이 프로에서 적응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인천은 지난 시즌 4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ACL 진출권을 얻었다. '생존왕'으로 불렸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입지가 180도 바뀐 셈이다.
조 감독은 성적뿐 아니라 인천이라는 팀 전체가 더욱 큰 클럽으로 성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시즌 팬 1만 관중 공약으로 비행기 값을 사비로 지불했던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숙원이던 클럽하우스까지 갖춘 만큼 이제 인천은 더욱 큰 발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조 감독은 "새 시즌에는 좋은 경기를 하고, 더 질 좋은 팬 서비스를 해서 팬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평균 관중 만명의 시대가 오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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