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3회 우승·1281골' 축구 전설 잠들다…펠레, 82세 일기로 영면(종합)

최서윤 기자 2022. 12. 30.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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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축구 전설인 브라질의 펠레(에지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가 대장암으로 투병하던 중 29일(현지시간) 끝내 숨졌다.

펠레는 1958년·1962년·1970년 세 번의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고, 지금까지 1281골을 넣은 세계 기록을 보유한 '축구 전설'이다.

월드컵 3회 우승 기록은 펠레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당시 펠레는 "세계는 전설을 잃었다"며 "언젠가 우리가 하늘에서 함께 축구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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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사망 공식 확인…대장암 투병 중 최근 상태 위독해져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가 2022년 12월 29일 영면에 들었다. 향년 82세. ⓒ 로이터=News1 자료 사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세계 축구 전설인 브라질의 펠레(에지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가 대장암으로 투병하던 중 29일(현지시간) 끝내 숨졌다. 향년 82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펠레의 의료 기록에는 "현지 시간 오후 3시 27분(한국시각 30일 새벽 3시 27분) 대장암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사망했다"고 적혔다.

펠레의 딸 켈리 나시멘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편히 잠드세요"라는 애도 메시지와 함께 부친의 죽음을 확인했다.

펠레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그의 메시지는 이제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이 된다. 사랑, 사랑 그리고 사랑, 영원히"라는 추모 글이 올라왔다.

펠레는 1958년·1962년·1970년 세 번의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고, 지금까지 1281골을 넣은 세계 기록을 보유한 '축구 전설'이다.

맨발의 가난을 딛고 공 하나로 세계를 재패, 1977년 은퇴 전까지 '왕(O Rei)'으로 칭송받았다. 이제 세계 유일 기록을 보유한 '살아있는 전설'에서 영원한 전설로 남게 됐다.

브라질 출신의 축구황제 펠레를 기념해 설립된 산토스의 펠레박물관에 그의 미니어처들이 전시되기도 했다. ⓒ News1 이기창

◇길거리서 땅콩 팔던 소년, 축구로 '왕'이 되기까지

펠레는 1940년 10월 23일 브라질 남동부 도시 트레스 코라코스 미나스제라이스 마을에서 태어났다. 지독하게 가난해 길거리에서 땅콩을 팔며 자란 것으로 전해진다.

부친이 한때 전도유망한 세미프로 축구선수였으나 무릎부상으로 운동을 중단한 사연도 있다.

부친은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의 이름을 따 아들의 이름을 에지송이라고 지었지만, 아들은 부친에게서 축구를 배운 뒤 같은 길을 걸었다.

동네 축구경기에서 골키퍼로 뛰면서 아이들 사이에서 바스쿠 지 상 루렝코 팀의 골키퍼 빌레와 비교됐는데, 이 과정에서 펠레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펠레의 재능은 15세 때 산토스에서 프로로 뛰기 시작하면 빛을 발했다. 골키퍼가 아니라 공격형 포워드였다. 1962년 벤피카를 상대로 인터콘티넨털컵 우승을 거두고, 1963년에는 AC 밀란을 상대했다.

펠레는 특히 공을 다루는 천재성으로 유명하다. 엄청난 속도와 체력은 물론, 헤딩과 패스, 태클 기술과 골을 넣는 데 있어서도 모두 탁월해 '삼바 축구'의 전형으로 자리매김, 브라질 축구의 '국보'로 거듭났다.

신장은 170㎝로 비교적 작은 체구에도, 타고난 운동신경과 강한 집념을 가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1950년 브라질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에 패하자 부친이 우는 모습을 보고, 언젠가는 우승컵을 집에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 약속은 8년 뒤 지켜졌다. 1958년 브라질의 첫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우승으로 이끌고, 1962년과 1970년 세 차례 우승을 이어갔다. 월드컵 3회 우승 기록은 펠레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5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4대1로 승리한 브라질 선수들이 최근 병원에서 투병 중인 펠레의 쾌유를 빌며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은퇴 후에도 활발한 활동…'펠레의 저주' 징크스도

펠레는 전성기 시절 전 세계에서 그야말로 왕족과 같은 환대를 받았다. 1969년 그가 나이지리아를 방문하자, 48시간 동안 내전이 중단된 사례도 있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페레는 유럽 무대 출전 제의를 거절했지만, 선수 생활 막바지이던 1977년에는 뉴욕 코스모스를 리그 챔피언십으로 이끌기도 했다.

은퇴 뒤에도 펠레는 스타였다. 1995~1998년에는 체육부 장관으로 입각, 브라질 최초의 흑인 장관이 됐다.

월드컵 등 각종 굵직한 대회 때마다 우승 팀을 예측하곤 했는데, 그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잦아 나중엔 펠레가 고른 팀이 지고 만다는 '펠레의 저주'란 징크스가 따라붙기도 했다.

그러나 조금씩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보이는 일이 줄고, 종종 휠체어를 타고 대중 앞에 서면서 건강 문제가 제기됐다.

이후 고관절 수술과 요로 감염으로 수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 지난해와 올해는 대장암 투병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오른쪽 결장에 암 종양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았고, 이후 병원을 오가며 화학치료를 받다가, 지난 11월29일 심부전증과 전신 부종, 정신 착란 증상 등으로 재입원했다.

상파울루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온 가운데, 최근 암의 진행이 더 진행되면서 상태가 위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펠레가 지난 9월 21일(현지시간) 브라질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상파울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펠레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인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를 먼저 떠나 보낸 경험도 있다. 2020년 마라도나가 60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숨지자, 펠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를 애도했다.

당시 펠레는 "세계는 전설을 잃었다"며 "언젠가 우리가 하늘에서 함께 축구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적었다. 그리고 2년여 뒤 그는 마라도나의 곁으로 가게 됐다.

축구 전설 펠레(오른쪽)와 디에고 마라도나가 2016년 6월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2016 챔피언십 개막 전날 광고 축구 행사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2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G조 3차전 브라질 대 카메룬 경기에서 한 브라질 축구팬이 '축구황제' 펠레가 공을 잡고 있는 손 위치에 가짜 우승컵을 들고 있다. 이날 브라질은 1.5군을 내세워 카메룬에 0 대 1로 패했다. 한편 '펠레의 저주'로 유명한 펠레는 앞서 지난달 24일 1차전 세르비아전을 앞두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는 우리가 행복한 결말을 가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승컵을 집으로 가져오라"고 밝힌 바 있다. 2022.12.02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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