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올림픽, 세계선수권... 2022년 한 해를 빛낸 스포츠 명장면은?
2022년 스포츠계는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가 이어졌다. 카타르 월드컵에선 12년 만에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고, 손흥민은 아시아인 최초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득점왕에 올랐다.
특히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 빛났기에 의미를 더했다. 이정후는 국내 야구계를 휩쓴 뒤 빅리그 진출을 바라보고 있고, 수영 황선우, 골프 김주형, 육상 우상혁의 각종 기록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올해 우리들의 심장을 고동치게 한 장면들을 짚어 봤다.
①12년 만의 월드컵 16강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조 2위(1승1무1패 승점 4)로 16강에 올랐다. 12년 만이자 원정 두 번째 토너먼트 진출이었다.
특히 조별리그 3차전에선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토트넘)의 폭풍 드리블에 이은 황희찬(울버햄프턴)의 득점으로 포르투갈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며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썼다. 이후 16강 진출을 확정한 후 그라운드에서 환호하는 모습은 전 국민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②손흥민, 아시아 최초 EPL 득점왕
손흥민은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규경기에서 23골을 넣으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골든 부트’를 수상했다. 유럽 프로축구 5대 리그(EPL·스페인 라리가·이탈리아 세리에A·독일 분데스리가·프랑스 리그1) 최초로 아시아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순간이었다.
시즌 최종 경기 전까지 득점왕 경쟁에서 살라에 1골 차로 뒤져 있었지만, 38라운드 노리치 시티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극적으로 선두에 올라섰다. '단독' 득점왕 타이틀은 놓쳤지만, 손흥민은 페널티킥 없이 순수 필드골로만 득점왕에 오르며 ‘월드 클래스’임을 증명했다.
③중국 텃세 뚫고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선전
한국 쇼트트랙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편파 판정 논란을 딛고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로 선전했다. 대회 초반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황대헌(강원도청), 이준서(한국체대)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줄줄이 실격을 당했다. 도를 넘는 편파 판정에 ‘눈 뜨고 코 베이징’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후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황대헌은 남자 1,500m에서, 최민정(성남시청)은 여자 1,500m에서 ‘분노의 질주’를 펼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쇼트트랙의 선전으로 베이징올림픽에서 종합 14위(금 2, 은 5, 동 2)를 기록했다.
④우상혁, 한국 육상 최초 세계선수권 실내 우승·실외 2위
‘스마일 점퍼’ 우상혁(용인시청)도 한국 육상 최초로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과 실외선수권대회 2위를 차례로 달성하며 눈부시게 비상했다.
올해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대회에서 한국 신기록(2m36)을 달성하며 예열을 마친 뒤 3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2m34로 정상에 올랐다. 여세를 몰아 4개월 뒤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실외경기)에서 2m35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육상 역사상 세계선수권대회 실외경기에서 기록한 최고 성적이다.
우상혁은 내년부터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긴 여정을 시작한다.
⑤20세 김주형 PGA 2승
김주형(20)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대형 스타의 등장을 알렸다.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1라운드를 쿼드러플 보기로 출발하고도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2000년대생 최초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과 인터내셔널의 남자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9월)에서는 승부를 가르는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는데, 그의 호쾌한 세리머니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또 한번 정상에 올라 만 20세 3개월 만에 2승을 수확했다. 이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만 20세 9개월)가 2승을 거둔 것보다 6개월 빠른 기록이다.
⑥뜨거웠던 김연경의 국내 복귀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V리그에 복귀하면서 흥국생명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5,800석)은 물론, 방문 경기에도 연일 구름 관중이 몰렸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10차례 홈경기에서 경기당 4,380명의 관중을 모았는데, 코로나 직전인 2018~19시즌 여자부 경기당 관중이 2,588명인 점을 고려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김연경은 오는 1월 29일 열리는 올스타전에서도 팬 투표 1위(8만2,297표)를 차지하며 자신의 인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⑦SSG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
SSG는 개막전부터 10연승을 달리더니, 시즌 내내 1위를 놓치지 않고 정규리그를 완주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KS)에서도 키움을 상대로 4승 2패로 통합우승까지 거두며 한국 프로야구 41년 역사상 처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특히 KS 5차전에서는 베테랑 김강민(40)이 KS 사상 첫 대타 끝내기 홈런을 치며 역대 최고령 MVP에 오르는 진기록도 작성했다.
⑧돌아온 허재… 오리온은 역사 속으로
‘농구 대통령’ 허재(고양 캐롯 대표이사)가 한국프로농구 신생팀의 구단주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신생구단의 운영사인 데이원스포츠(데이원)가 고양 오리온을 인수하면서 올해 8월 캐롯이 정식으로 출범한 것.
반면 고양 오리온 농구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96년 3월 동양제과 농구단으로 출범한 오리온은 1998~99시즌 역대 최다연패(32연패) 기록을 쓰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러나 ‘슈퍼 루키’ 김승현을 영입한 2001~02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드라마를 썼다.
⑨5관왕 이정후, 부자 MVP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는 올해 프로야구에서 타율(0.349) 안타(193개) 타점(113점) 출루율(0.421) 장타율(0.575)까지 타격 5개 부문 타이틀을 휩쓸었다. ‘바람의 아들’인 아버지 이종범도 1994년 타율(0.393) 안타(196개) 출루율(0.452), 득점(113점) 도루(84개) 등 타격 5관왕을 달성한 적이 있다. 리그 첫 부자(父子) 타격 5관왕이다.
이정후는 이후 정규시즌 시상식에서도 개인 첫 최우수선수상(MVP·107표 중 104표)을 받았는데, 이 역시 아버지(1994년 MVP)와 함께 사상 최초의 ‘부자 MVP’ 기록도 함께 작성했다. 한국프로야구는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⑩황선우, 박태환 이후 11년 만의 메달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19)가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22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신기록(1분44초47)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 박태환(자유형 400m 금) 이후 11년 만의 세계선수권 메달이다.
황선우의 거침없는 레이스는 쇼트코스(25m)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2 쇼트코스 자유형 200m에서도 아시아 신기록(1분 39초 72)으로 금메달을 따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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