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우크라서 날아온 미사일 격추…대사 초치해 항의"

우크라이나 S-300 지대공 미사일, 벨라루스 접경지에 떨어져
폴란드 낙탄 사건과 유사…러 동맹 벨라루스에 빌미 제공 우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폴란드 프셰우도프 미사일 폭발 현장서 경찰 포렌식 조사가 이뤄지던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9일(현지시간)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발사된 방공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전 10시(한국시각 오후 4시)쯤 미사일 한 발을 격추했다"며 "그 잔해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접경지역인 서부 브레스트 한 마을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미사일 잔해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발사된 S-300 대공 유도탄에 속하는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앞서 벨라루스 국방부는 "최근 폴란드에서 발생한 사건과 유사하게 미사일이 벨라루스 영토에 떨어졌다"며 미사일 낙탄 사실을 발표했다. 이어 추가 조사를 통해 격추 여부를 공개한 것이다.

벨라루스 외무부도 바로 외교적 항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했다"며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S-300 대공 유도탄이 발사된 것과 관련해 강력한 항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건은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다신 재발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즉각적인 사건 조사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사일 낙탄 사실이 전해지자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해당 사실을 즉각 통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속 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토미르에서 병사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번 미사일 낙탄 건은 지난달 폴란드에서 발생한 사태를 연상시켜 일순간 국제사회 긴장을 고조시켰다.

지난달 15일 폴란드에서는 오후 3시 40분(한국 시각 밤 11시 40분)경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와 접한 프로제워도우 마을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폴란드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으로, 확전 우려가 제기됐지만, 신속한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 방공망에서 날아든 S-300 지대공 미사일로 잠정 확인되면서 논란이 진압됐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맹방인 데다,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로 진입할 수 있도록 영토를 내어주고 공동 군사훈련을 하는 등 행보로 참전 가능성이 제기돼온 탓에 이번 낙탄 건은 자칫 '빌미'가 될 소지도 있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건과 관련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