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파열전 증상 없어 조심해야

김진수 2022. 12. 3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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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인천성모병원 제공.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혈관질환 주의가 필요하다. 뇌혈관은 심장에서 대동맥을 거쳐 맨 먼저 혈류가 도달하는 기관으로 매 순간 혈압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뇌세포는 일정한 혈류량 유지를 필요로 해 혈압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뇌동맥류는 뇌동맥이 꽈리처럼 불룩해진 상태를 말한다. 뇌경색이나 뇌출혈처럼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뇌혈관 벽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라 풍선처럼 약해지면서 미세한 균열이 생기거나 파열되면 뇌출혈을 일으키는 초응급질환이다.

시한폭탄에 비유될 정도로 출혈 시 치명률도 높고 신경학적 후유증도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다만 일반적으로 뇌동맥류가 뇌를 누를 정도로 커지거나 파열되기 전에는 큰 증상이 없어 지나치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비파열성 뇌동맥류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3만147명으로 2011년 1만1005명 대비 10년간 약 2.7배 늘었다. 연령별로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60대가 32.0%로 가장 많고 50대 29.8%, 70대 18.4%, 40대 12.3% 순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또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지주막하출혈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도 2011년 5390명에서 2021년 6071명으로 12.6% 증가했다.

뇌동맥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 고혈압, 과음 등 혈관 벽을 약하게 하는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 환자는 혈관이 터진 파열성 환자와 그렇지 않은 비파열성 환자로 나뉜다. 지난해 입원환자를 기준으로 파열성 환자가 약 17%, 비파열성 환자 약 83%를 차지했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뒷목이 뻣뻣해지거나 갑작스러운 의식 저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듯 한 극심한 파열성 두통을 갑작스럽게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파열 시 뇌혈관이 받는 압력과 파열 부위의 크기에 따라 출혈량이 결정되고 출혈량이 너무 많으면 응급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뇌동맥류의 크기는 보통 작은 동맥류(10㎜ 이하), 큰 동맥류(10㎜~25㎜), 거대 동맥류(25㎜ 이상)로 분류한다. 크기가 커질수록 파열의 위험이 증가한다.

진단은 뇌 컴퓨터단층혈관촬영(CTA), 자기공명영상혈관촬영(MRA), 조영술로 한다. 대퇴동맥 혹은 손목동맥에 카테터라는 관을 삽입해 뇌혈관을 확인하는 뇌혈관 조영술은 치료에 직접 이용되기도 하는데 일부에서는 수술만큼 많이 이용되는 치료법이다.

뇌동맥류는 동맥류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수술은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작은 관을 뇌동맥류에 유치하고 백금코일을 넣어 치료하는 뇌혈관내코일색전술과 두개골을 절개해 뇌동맥류를 찾아 결찰(혈관을 묶거나 한 부분을 조이는 방법)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뇌혈관내코일색전술은 혈관 내 치료 기구의 발달로 대부분의 뇌동맥류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재발률이 결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혈관내수술과 개두술 중 적합한 방법을 뇌혈관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하는데, 최근에는 개두술의 경우 최소침습으로 눈썹절개수술을 통한 결찰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눈썹절개수술은 눈썹 부위를 3~4㎝ 정도로 절개 후 두개골을 작게 열고 뇌동맥류 결찰술을 시행한다. 상처 범위가 작아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부담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장동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추운 겨울에는 실내외 온도 차에 의해 혈관이 갑자기 수축했다가 팽창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압 변화가 잦을 수 있다"며 "뇌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해 뇌동맥류가 터질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장 교수는 "뇌동맥류가 발견됐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동맥류 파열 위험성이나 위치·모양·개수·크기 등 전체적인 뇌동맥류의 특징을 고려해 치료법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동맥류 파열 증상이 있으면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뇌동맥류는 후유장애를 남길 만큼 심각한 질병이지만 파열되기 전 치료하면 약 90% 이상 정상생활이 가능하고 완치에도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기자 kim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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