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빌라왕’, 사망 사흘 뒤에도 빌라 거래
[앵커]
지난 2년 사이 이른바 '빌라왕' 3명이 잇따라 사망한 사실이 최근 확인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숨진 3명 중 지난해 숨진 정 모 씨와 관련해 저희 탐사보도부가 수상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정 씨는 2백40여 채를 사들였는데, 심지어 사망한 사흘 뒤에도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접수하는 거래를 했습니다.
공모자, 배후 세력이 존재한 정황입니다.
김용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30일 숨진 정 모 씨 소유의 한 빌라입니다.
등본을 확인해보니 매매 계약은 숨지기 한 달 전쯤, 잔금을 치르고 거래를 마친 건 8월 2일.
정 씨가 사망한 사흘 뒤입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이게 당일 (매매) 잔금 치르면서 등기 접수한 날이야. (정부) 전담반 있잖아요. 전세 사기. 거기서도 (이 빌라에 관해) 전화가 왔더라고요."]
정 씨는 사망 당일에도 최소 넉 채를 사들이고 등기를 접수했습니다.
심지어 숨진 닷새 뒤 전세보증보험 신청서에 전자서명까지 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 : "전자서명이 돼서 신청된 것은 맞는데 발급은 되지 않은 보증보험입니다."]
정 씨가 빌라를 사들이는 걸 정 씨가 아닌 다른 인물이 대신했다는 얘기입니다.
[정 씨 전세 세입자/음성변조 : "이제 계약서를 써야 한다고 해서 갔는데 정○○의 대리인이 와 있었던 거죠. 인감이나 이런 거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제가 다 확인을 했어요. 약간 께름직하기는 했는데."]
대리인으로 의심되는 인물 중 한 명, 부동산중개업소 전 직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그 사람) 여기 안 살아요."]
나중에 연락된 그는 당시 상황을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대리 계약 여부를 부인하지는 않았습니다.
[부동산중개업소 전 직원/음성변조 : "집에 찾아가셨다면서요? (제가 집에 찾아가셨는지 어떻게 아셨어요. 돌아가신 분 대리를 하셔서 경위를 좀 여쭤보고 싶은 거예요.) 저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제주에 살며 서울의 빌라 수백 채를 소유했던 '빌라왕' 정 씨, 그의 뒤에는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김용덕 기자 (kospir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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