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뒤 “‘큰 돈 상속받았다’ 뽐내”…피해자 메신저 사진도 교체
[앵커]
이런 가운데 피의자 이기영의 잔인성을 보여주는 목격담이 KBS에 제보로 들어왔습니다.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큰 돈을 상속받게 됐다'고 주변에 자랑을 했다는 겁니다.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메신저 계정 프로필을 바꿔가며 고인이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한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최혜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함께 살던 50대 여성을 살해하고 한 달쯤 지났을 때, 이기영은 갑자기 큰 돈을 상속받게 됐다며 자랑하듯 떠벌렸습니다.
지난 9월 중순의 일입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자기 부모가 돌아가셔 가지고 상속받을 유산이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그 돈으로 마포인가 공덕에 아파트를 구매했고 자기는 이사 간다."]
부모님을 잃었다면서도 들떠있는 모습,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너무 신나게 들떠 있어서 그래도 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상속을 받은 건데, 상속 금액이 얼마가 됐든 간에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들떠 있을 수가 있나? 좀 이상하긴 하더라고요."]
함께 지내던 집주인 여성이 왜 보이지 않냐고 물었을 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카페를 오픈해서 지금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렇게 한마디 하고 계속 말을 상속 얘기로 돌리더라고요. 계속 회피하는 느낌."]
이 시기, 이기영은 '상속'을 받았던 게 아니라 숨진 여성 명의로 대출을 받아 2천만 원 가량을 쓰고 다녔습니다.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가로챈 돈이 더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금융 회사에 자료 제출을 요청해놨습니다.
이기영은 또 고인의 휴대전화를 직접 관리하며 메신저 프로필 사진까지 두 차례 바꾸기도 했습니다.
사망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일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에도 이 엽기적인 행각은 되풀이됐습니다.
고인의 전화기로 닷새 동안 유족과 태연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자신이 살해한 피해자 행세를 했습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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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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