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시설 재료는 불연성”… 국토부, 10년 전 이 지침 뺐다

김명진 기자 2022. 12. 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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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 개정하며 ‘화재 안전 재질기준’ 삭제
29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구간이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연합뉴스

29일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안에서 발생한 화재 피해가 커진 것은, 터널 방음 재료로 아크릴의 일종인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을 쓴 것이 한 가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열에 강하지만 결국 불에 타 녹아내리는 PMMA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하는 ‘도로건설 방음시설 재질 기준’이 2012년 개정되면서 ‘불연성(쉽게 불이 붙지 않거나 빠르게 연소되지 않는 성질)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지침이 삭제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2009년 펴낸 도로설계편람 부대시설 편 중 일부.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가 2009년 펴낸 도로건설공사기준 도로설계편람 부대시설편에는, 방음벽과 방음터널 등을 포함한 방음시설 재질기준이 적시돼 있다. “재료 중 외부는 불연성 또는 준불연성이어야 하고 내부의 흡음재료는 자기 소화성으로 연소시 화염을 발생하지않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2012년 개정된 도로설계편람에서는 이 내용이 빠졌다. ‘투과 손실’ ‘흡음률’ ‘가시광선 투과율’에 대해서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재료 선정에 있어 방음 효과 기준만 명시해두고, 화재 관련 안전 기준은 제외한 것이다.

실제로 현재 방음 자재 품질 규정이 ‘화재 안전성’보다는 ‘소음 저감 효과’에만 치중돼 있다고 지적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9년 한국방재학회논문집에 실린 ‘방음터널의 화재안전성에 관한 국내 연구동향 분석’ 논문은 “방음터널의 화재안전성과 관련된 설치 및 품질 규정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방음터널이 공기단축 및 시공의 편의성을 이유로 열가소성 플라스틱 방음판으로 시공돼 있어 화재 등 재난 상황 발생 시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성을 갖게 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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