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까만 연기 가득…정신없이 뛰어”
29일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로 사망한 5명의 시신이 임시 안치된 안양의 한 대형병원에는 경찰 연락을 받은 이들이 이날 밤부터 하나둘 도착했다. 오후 9시를 넘기자 병원 응급실 대기실은 연락이 되지 않는 가족 등을 찾는 이들로 가득 찾고, 곳곳에서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경찰은 화재 피해가 심해 당장 신원 확인이 어려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DNA) 감식을 요청한 상태다. 정확한 결과는 2~3일 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선 터널 내부에 있던 피해 차량의 번호 등을 조회해 소유주 가족 등에게 연락했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왔다는 A씨는 “딸이랑 전화를 했는데 터널 안에서 연기를 마셨다고 했다”면서 “(경찰이) 지금 얼굴도 안 보여주는데 지문도 안 찍히고 성별도 알 수 없을 정도로 탔다고 한다”며 오열했다.
화재 현장에서 탈출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하던 생존자 조남석씨(59)는 “터널 안에 연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조금 있다가 ‘쾅’ 하는 폭발음이 들렸다”면서 “까만 연기가 터널 안을 가득 채웠고 타고 있던 차가 급격히 뜨거워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 ‘이대로 있다가는 죽겠다’ 싶어서 같이 타고 있던 동료와 차에서 내려 불빛이 보이는 방향으로 정신없이 달렸다. 연기가 너무 심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면서 “같이 나온 동료는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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