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우방’ 벨라루스에 우크라 지대공미사일 떨어져
러 공습 요격 중 오발 가능성
참전 압박 받는 벨라루스
‘고의’ 결론 짓고 개입 우려도
우크라이나의 지대공미사일이 벨라루스 영토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벨라루스 측은 지난 11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서 벌어진 사건처럼 오발에 따른 것인지, 혹은 특정 목표물을 노린 공격이었는지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여부를 두고 러시아의 압박을 받고 있어, 이번 사건에 따른 파장이 예상된다.
벨라루스 매체 ‘스푸트니크 벨라루스’ 등은 29일 오전 10~11시(현지시간)쯤 S-300 우크라이나 미사일이 벨라루스 브레스트 지역 이바나바 지구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국경과 약 25㎞ 거리에 있다. 미사일 낙하에 따른 사상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S-300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지대공미사일로 우크라이나군도 보유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지난 11월에는 불명확한 이유로 폴란드에 떨어졌으며, 조사 초기 러시아의 소행인지 우크라이나의 실수인지를 두고 혼란을 야기했다. 미국은 당시 우크라이나의 단순 오발 사고로 잠정 결론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군과 수사당국에 현장에서 일어난 상황을 조사토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에서 발생한 사고처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미사일을 요격하려다 오발이 난 것인지, 혹은 특정 목표물을 노린 미사일이 벨라루스 방공 시스템에 격추된 것인지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가한 와중에 사건이 발생한 만큼, 우크라이나군이 요격 과정에 오발 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키이우와 하르키우, 르비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100발이 넘는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다만 이번 공격이 벨라루스의 목표물을 노렸거나, 벨라루스가 이 같은 방향으로 사건을 해석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에 적잖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최대 우방국인 벨라루스는 참전 여부를 신중히 저울질해왔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어 벨라루스에 대한 러시아의 참전 압박도 높아진 상황이다.
벨라루스 매체들은 사건을 보도하며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 10월 초 “우크라이나가 국경에서 도발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한 일을 다시 거론했다. 스푸트니크 벨라루스는 “국경위원회는 우크라이나 측의 도발을 반복적으로 기록해왔다”며 그간 벨라루스 영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을 격추한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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