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유족 연락처 행안부와 3차례 공유…관행적 행정 반성"

이정현 기자 2022. 12. 29.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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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2.12.29.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기관보고에서 서울시가 유족 연락처를 참사 이틀 뒤인 10월31일부터 행정안전부와 세 차례 공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연락처를 넘겨받지 못했다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유족 연락처가 있는 사망자 현황 자료를 행안부에 공유했다"며 "사망자 신원 확인과 유가족 연락을 경찰이 제일 먼저 했고 서울시는 중대본 회의 때 사망자 유가족 지원과 장례 절차, 구호금과 장례지원금 지급을 위해 해당 자료를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별도로 유가족한테 개별적으로 연락한 것이 아니고 장례식장에서 사망자 신원과 유가족 연락처를 정리한 후 사망자 현황 자료를 정리해 행안부에 공유했다"며 "정확하게 유가족 명단을 별도로 작성한 것은 아니고 사망자 현황 자료에 들어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16일 국회에 출석해 "유족 명단은 행안부에 없다"고 했다. 또 이달 27일 국조특위의 현장조사에서도 "서울시가 개인정보보호 때문에 명단을 넘겨주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 쟁점이 된 자료를 어제 봤는데 제목이 '사망자 명단'으로 돼 있고 연락처는 있지만 이름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거기서 착오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관보고에서는 용산구가 참사 첫 인지 시점을 20분 이상 늦게 허위로 보고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서울종합방재센터가 참사 당일 오후 10시29분쯤 용산구청 상황실에 신고 사실을 알렸지만 용산구청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용산구가 밝힌 최초 인지 시점은 당일 오후 10시53분이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소방방재센터가 사실확인을 위해 용산구청 당직실로 여러 차례 전화했는데 4차례나 통화에 실패하고 오후 11시8분에서야 재난안전상황실에서 당직실로 연락됐다"며 "도대체 구청은 뭐하고 있었냐"고 질타했다.

이에 권윤구 용산구 행정지원국장이 "전화가 왔는데 당직자가 아마 못받은 것은 그만한 사유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하자 우상호 특위 위원장은 "부적절한 답변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 시장은 이태원 참사 원인에 대해 "관행적인 행정에 머물다보니 정보와 예측이 한군데 모이지 못한 부분을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시민건강국, 도시교통실, 용산구, 소방서가 각자 이태원에서 벌어질 핼러윈 데이 상황을 예측했으나 총괄적으로 어느 한 부서에 모여 예측·예방·대응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보완하고 준비할지 고민 중"이라며 "부분부분 흩어진 정보와 경험을 한군데 저수지처럼 모아 예방대책을 세우고 대응을 마련하는데 부족함이 있었다는 것을 참사 이후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어떻게 사전 경보 시스템을 작동할 것인지 깊이 있게 되돌아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2차 기관보고는 서울특별시, 대검찰청, 용산구청, 서울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출석했고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구속됨에 따라 권윤구 용산구청 행정지원국장이 대리 출석했다.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코로나19(COVID-19) 확진으로 김보성 대검 마약조직부장만 출석했다.

검찰의 마약수사가 이태원 참사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서 김 부장은 "참사 당시 검찰은 이태원 일대에서 마약 관련 수사를 한 사실이 전혀 없고 경찰을 상대로 마약범죄수사를 요청하거나 그에 관해 협의한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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