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미 참사 현장 콕 집은 용산구청...국회 '허위 보고'
용산구청, "당직실 참사 인지는 22시 53분"
소방 유선 통보 사실 나오자 뒤바뀐 해명
녹취록 속 '수상한 정황'…현장 상황 미리 알았나
[앵커]
박희영 구청장이 구속된 서울 용산구청이 10월 29일 당일, 참사 사실을 언제 인지했는지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요.
구청이 현재까지 밝힌 건 행안부나 소방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건데,
저희 취재진이 당시 통화 내역을 확인한 결과 소방 쪽에서 알리기 전부터 이미 현장 상황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회에도 허위 보고를 한 셈입니다.
김철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를 처음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은 밤 10시 51분.
그것도 구청 공식 보고가 아닌 이웃 주민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였습니다.
박 구청장은 '모르쇠'로 일관하다 결국 구속됐습니다.
[박희영 / 서울 용산구청장 (지난 7일) : (그 난린데도 구청 공무원들은 보고 체계를 통해서 보고도 못 받았습니까?) 못 받았습니다.]
서울 용산구청은 보고가 늦어진 건 당직실의 사고 첫 인지 시점 자체가 밤 10시 53분이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해왔습니다.
하지만 국회 보고 과정에서 말은 또 바뀝니다.
서울소방재난본부가 밤 10시 29분쯤 구청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현장 상황을 알렸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입니다.
[용혜인 /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지난 23일) : (서울소방재난본부가) 당직실에는 밤 10시 29분에 보고를 했는데, 통보했는데 당직실에서는 전혀 구청장이나 그 윗선으로 보고가 안 됐다는 거잖아요.]
[유승재 / 서울 용산구청 부구청장 (지난 23일) : 그걸 당직실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보고를 안 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YTN이 당시 용산구청과 소방본부 사이의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분석해봤더니 미심쩍은 부분이 더 있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해명과 달리 용산구청에서 소방보다 먼저 압사 상황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소방본부 소속 소방관이 "이태원역 주변에 압사 관련 신고가 들어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구청 상황실 직원이 먼저 해밀톤 호텔을 콕 집어 언급하며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데도 상황실은 물론 용산구청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고, 누가 지시했는지 소방과 통화했다는 사실마저 구청 당직 일지에서 빠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해당 녹취록을 포함해 다양한 자료를 구청의 과실 책임을 입증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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