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로 만든 방음터널, 불에 녹아 떨어져도 계속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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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달리던 버스와 트럭이 추돌한 뒤 방음터널 안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진 가운데, 방음터널을 구성하는 플라스틱 자재가 삽시간에 화재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방음터널을 이루는 자재에 대해서도 별도의 화재 안전 관련 규정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음터널 자재 등에 대한 화재 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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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차 피해 가능성 큰 자재”
“방음터널 화재 안전 기준도 없어”
29일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달리던 버스와 트럭이 추돌한 뒤 방음터널 안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진 가운데, 방음터널을 구성하는 플라스틱 자재가 삽시간에 화재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방음터널을 이루는 자재에 대해서도 별도의 화재 안전 관련 규정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이날 화재가 발생한 방음터널이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자재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흔히 아크릴로 불리는데, 대표적인 열가소성 플라스틱 소재다. 폴리카보네이트와 함께 국내 방음터널 자재로 자주 쓰이지만 화재에 보다 더 취약하다. 연소할 때엔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메탄 등의 유독 가스도 발생한다.
아크릴의 인화점은 약 280도로, 폴리카보네이트(약 450도)보다도 170도 낮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이 2018년 낸 ‘고속도로 터널형 방음시설의 화재안전 및 방재대책 수립 연구’ 보고서를 보면, 연구원이 화재 실험에서 점화 후 약 400초 내외부터 아크릴이 녹아내리기 시작하는 등 실험에 사용된 투명 방음판(아크릴, 폴리카보네이트, 접합유리) 중 화염 전파가 가장 빨랐다.
특히 아크릴은 화재로 재료가 녹아 바닥으로 떨어진 뒤에도 굳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소되는 특성이 있어, 방음터널에서 차량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인접한 다른 차량에까지 2차 화재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방음터널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8월 수원 영통구 하동 광교신도시에서 해오라기터널로 이어지는 하동인터체인지(IC) 고가차로에서는 승용차에서 발생한 화재가 벽면으로 옮겨붙으면서 200여m가 뼈대만 남은 채 불에 탔다.
방음터널 자재 등에 대한 화재 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교수(소방방재학)는 “위험성이 있는 공간인데도 제대로 된 화재 안전 기준이 없다”며 “방음터널의 구조나 재질 등 안전과 관련된 기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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