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연구 못 끝내고"…'군사학 태두' 이종학 교수 별세

이충원_독자부 2022. 12. 2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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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군사학의 태두(泰斗)인 풍석(風石) 이종학(李鍾學) 서라벌군사연구소장이 29일 오후 1시43분께 경북 경주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1987년 국방대 교수직을 그만두고 경주시 평동에 서라벌군사연구소를 세웠다.

고인에게 배우고 2010년 '1호 군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노양규 영남대 객원교수는 "경주에서 대전까지 기차를 타고 오가며 일주일에 한 과목 강의를 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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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한국 군사학의 태두(泰斗)인 풍석(風石) 이종학(李鍾學) 서라벌군사연구소장이 29일 오후 1시43분께 경북 경주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93세.

1929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고인은 포항 동지상고(현 동지고)를 거쳐 1954년 공군사관학교를 3기로 졸업한 뒤 통신장교로 근무했다. 공군 중령으로 예편했고, 공사 교수부, 공군대학 교수부, 국방대학교 등에서 가르쳤다.

고인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군사학 체계를 학문으로 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처음 '전쟁론'을 가르쳤고, 1976년에는 한국군사학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지냈다. 1980년에는 첫 군사학 정교수로 문교부 승인을 받았다.

1987년 국방대 교수직을 그만두고 경주시 평동에 서라벌군사연구소를 세웠다. 충남대가 2002년 평화안보대학원에 군사학과를 설립하자 10억원 상당의 임야와 장서를 기증했고, 직접 강의도 맡았다. 2003년 8월 충남대에서 명예 군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9년 충남대 군사학부 특임교수를 그만둘 때까지 국내 최고령 현직 교수로 활동했다. 고인에게 배우고 2010년 '1호 군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노양규 영남대 객원교수는 "경주에서 대전까지 기차를 타고 오가며 일주일에 한 과목 강의를 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군사전략론'(1987, 박영사), '군사학개론'(2009, 충남대 출판부), '한국군사사 연구'(2010, 충남대 출판부) 등 수십권의 책을 냈다. '6·25 전쟁사: 그 진실과 교훈을 찾아서'(2001, 서라벌군사연구소 출판부)와 '6·25전쟁이란 무엇인가'(2011, 충남대 출판문화원) 등 6·25 전쟁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썼다.

만학으로 1969년 경희대 대학원에서 사학과를 졸업했고, 군사학의 뿌리를 찾으려고 신라 화랑 등을 연구했다. '광개토왕비문의 신연구'(1999, 서라벌군사연구소 출판부), '화랑세기를 다시 본다'(2003, 주류성) 같은 역사 관련 공저에도 참여했다. "화랑세기는 진본"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60대 이후의 인생 전략-서라벌에서 온 편지'(2022, 충남대 출판문화원)를 출간했다. 노양규 교수는 고인이 올해 6·25 전쟁 과정에서 백선엽 장군의 공적을 재평가하는 저서를 쓰려고 준비 중이었다고 전했다.

유족은 아내 최정화씨 등이 있다. 빈소는 대전 중구 충남대병원 장례식장 10호실, 발인 31일 오전 8시. 화장 후 경주 사라벌군사연구소 마당 한쪽에 안장할 예정이다. ☎ 042-280-8181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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