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들은 연결돼 있었다…배후 세력은 과연 누구?
[앵커]
그러면 이 문제를 함께 취재한 KBS 탐사보도부 우한울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빌라를 수백, 수천 채 굴리면서 세입자들 전세금 떼먹은 사람들, '빌라왕'이라고 불리는데, 이들이 잇따라 숨지면서 세입자들 피해가 커지고 있는 거죠.
먼저, 현재 피해 상황 좀 짚어볼까요.
[기자]
네, 빌라왕들이 낀 전세 사기는 이미 수년 전부터 기승을 부려왔는데요,
이들이 최근 잇따라 사망하면서 수면 아래 있던 피해가 한꺼번에 드러나고 있는 겁니다.
'깡통 전세'인 줄도 모르고 계약한 것도 억울한데, 집주인이 숨져버려 하소연할 곳도 없게 된 거죠.
대부분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서,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전세보증금 사고금액은 11월까지 9,85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배가량 늘었습니다.
피해가 집계되면 사고 금액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또 문제의 빌라들은 경매에 낙찰돼야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일부라도 돌려받을 수 있는데, 집값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어서 보증금 돌려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앵커]
그런데 진상 파악은 좀 더뎌 보입니다.
방금 보도를 보면 빌라왕을 도운 공모자가 있고, 또 그 배후가 각각이 아니라 거대한 하나의 세력일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빌라를 수백 채씩 가진 인물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을 때부터 빌라의 신, 빌라왕 이런 표현을 쓰고 있는데요.
점차 드러나는 정황을 보면 이들은 신이나 왕이 아니라 명의를 빌려준 이른바 바지사장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조직적인 사기 범행에서 표면에 내세워진 인물이라는 거죠.
앞서 보신대로 사망한 빌라왕 한 명의 집과 직장은 제주였거든요.
나머지 두 명은 수도권으로 생활권이 달랐습니다.
그런데도, 최소 5곳의 신축 빌라에서 동시에 같은 빌라를 매입한 것이죠.
이런 유형의 전세 사기는 사전 공모가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전세금을 떼먹을 목적을 갖고, 건축주와 분양대행업자와 함께 모의를 해야 합니다.
특정 빌라를 놓고 누군가, 어떤 세력이 사기를 설계할 때 복수의 빌라왕이 동시에 동원됐다면 이 빌라왕들의 배후에 같은 조직이 있을 거란 의심이 충분히 가능한 것이지요.
[앵커]
이번 취재에서 그 구체적인 정황들을 일부 확인한 거고요, 줄기를 따라가면 그 세력의 실체가 있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숨진 세 빌라왕들은 특정 분양업체나 중개업자들과 연결돼 있다는 게 확인됐잖아요.
그리고 이 분양대행업체와 중개업자들은, 수도권 빌라 밀집 지역들을 옮겨 다니면서 전세 사기를 반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깡통전세와 전세 사기 피해는 지금 드러난 게, 빙산의 일각일 수 있는데요,
우한울 기자 (wh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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