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일 은신' 김봉현, 어떻게 검거됐나…"9층 베란다 탈출 시도·욕설까지"

김봉현, 화성서 검거…남부구치소行
잠옷 차림으로 9층서 뛰어내리려 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 사진=서울남부지검 제공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도주 48일 만에 붙잡혔습니다. 검거 과정에서 김 회장은 아파트 9층에서 베란다 밖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등 강하게 저항했습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동준) 검사와 수사관들은 오늘(29일) 오후 3시 57분쯤 경기도 화성시 동탄 소재 한 아파트에서 은신하고 있던 김 전 회장을 붙잡아 서울 남부구치소로 신병을 인계했습니다.

검찰은 이날 소방당국 협조를 받아 아파트 문을 강제로 열고 진입했습니다. 검거 당시 김 전 회장은 아파트에 혼자 있었으며, 검찰의 추적을 예상하지 못한 듯 수면잠옷 차림이었습니다. 그는 검찰이 들이닥치자 아파트 9층에서 베란다 창틀을 넘어 도주를 시도했습니다. 또 욕설을 하고 고함을 치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부지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철야 잠복, 현장 탐문 등을 병행해 여러 단서와 물적 증거를 종합해 김 전 회장을 검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김 전 회장이 은신해 있던 아파트 명의는 누구 것인지, 은신처를 어떻게 특정했는지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 ‘중국 밀항설’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검찰은 밀항을 막기 위해 해경 등 경찰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정 서울남부지검 제2차장검사는 “신속하게 해경에 밀항 대비를 요청했고, 해경에서도 한파 속에서 밀항 관련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많은 고생을 했다”며 “김 전 회장이 밀항을 시도한 적이 있는지 등 여부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2일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자택을 나서는 모습이 담긴 CCTV 장면. / 사진=서울남부지검 제공

앞서 김 전 회장은 1조 6000억 원대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버스회사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의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뒤 지난해 7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중 지난 11월 11일 전자장치를 끊고 잠적했습니다. 결심공판을 약 1시간 30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김 전 회장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던 법원은 도주 소식이 전해지자 보석 취소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이후 수사 당국은 100명이 넘는 대상자와 통신회선 분석을 통해 김 전 회장의 도주경로와 조력자를 집중 수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조카와 측근 등 3명을 구속 기소했고, 미국에 거주하던 친누나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의뢰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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