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무정차 KTX’ 시즌2? 이번엔 ‘수서~포항’ 고속철 신설 논란

송진식 기자 2022. 12. 2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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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역구 김정재 “내년 중 수서~포항 노선 신설”
국토부 즉각 “확대 운행 노력한다는 것” 해명자료
올 7월 ‘강릉 무정차 KTX’ 논란 재현되나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오른쪽)과 어명소 국토교통부 차관이 29일 간담회를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서고속철도(SRT)의 수서~포항 노선 신설을 놓고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포항 북구)과 국토교통부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김 의원은 “국토부가 포항 노선 신설을 약속했다”는 입장인 반면 국토부는 “노선 확대에 노력하겠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매년 국정감사에서 국토부를 담당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민의힘 간사다.

김 의원은 29일 어명소 국토부 차관과 간담회를 가진 뒤 “어 차관이 주민 교통 불편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내년 중에 포항∼수서 고속철도 노선을 개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정부의 노선 확충 결정을 환영하며 포항에서 강남권인 수서역으로 바로 연결되는 고속철도가 포항시민에게 편리한 발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간담회 직후 ‘포항-수서 고속철도 2023년 신설’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어 차관과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김 의원의 발언 직후 일부 언론에서 ‘포항~수서 SRT 노선 신설 확정’ 등의 제목으로 기사가 보도됐다.

국토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국토부는 “김 의원이 현재 운행 중인 서울~포항 KTX의 높은 이용률을 강조하며, 경북 동해안 지역민의 강남권역 교통 불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포항-수서 고속철도 노선 신설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년 중 개통”이라는 김 의원의 발언과 달리 어 차관은 해명자료에서 “고속철도 서비스를 보다 많은 국민들께서 누릴 수 있도록 내년 포항을 비롯해 창원·진주·여수 등의 지역까지 수서발 고속열차를 확대하여 운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어 차관에 따르면 국토부는 내년 중 해당 노선 개통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노력하겠다’는 것이 된다.

고속철 노선을 신설하려면 운영 기관인 SR과 협의는 물론 노선의 지역 안배, 노선의 포화도, 현재 노선을 운영 중인 KTX와의 경쟁문제 등 여러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SR이 쓰고있는 수서~동탄 구간 선로의 경우 2024년 상반기부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의 개통도 예정돼있어 선로 포화도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선 김 의원의 요구를 놓고 논란이 일 수도 있다. 김 의원은 국토위에서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다. 포항을 지역구로 둔 김 의원에 요구에 따라 내년 중 수서~포항 노선이 개통될 경우 여당 의원의 또다른 ‘외압’ 사례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

올 7월 KTX 서울~강릉 노선의 경우 서울역을 출발한 열차가 청량리역에 한번 정차한 뒤 직통으로 강릉역까지 향하는 ‘무정차 KTX’가 논란이 된 사례가 있다. 이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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