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갈 놈은 간다” 내년 토끼처럼 뛰어오를 종목은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2. 12. 2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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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실적 개선 기대되는 종목
반도체 종목은 ‘상저하고’ 전망
올해 체면 구긴 네이버 카카오
매출 영업이익 크게 개설될 듯
LG엔솔 삼성SDI도 호실적 기대
[사진 =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는 올 초 대비 20% 가량 하락했다. 믿었던 미국 뉴욕증시도 박살 났다.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12월 26일 현재, 연초 대비 각각 20%, 34%씩 떨어졌다. 올 한해 하락장 속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투자는 장기’라는, 마음에도 없는 다짐을 하며 눈물겨운 버티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 인상 속도를 조금 늦추는가 싶더니 내년에도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기업들 실적 또한 심상치 않다. 벌써 경기침체가 내년 상반기 전 세계 시장을 짓누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여러 산업군이 내년부터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난 2년 간 이어졌던 불같은 상승장이 펼쳐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고 변동 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과거와는 다른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종목, 반도체는 내년까지 우울한 상황이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지난 21일(현지시각) 7년 만에 약 25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 하는 만큼 이 회사의 실적은 메모리 업계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내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 4분기 영업이익률은 8년만에 한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6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3%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 3분 기와 비교해도 44.1% 감소다. 업계는 반도체 영업이익 감소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재고 수준이 높고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이른 만큼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의 분기 평균 판매단가 하락 폭은 내년 3분기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는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축소에 따른 수요 확대로 가격이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4년 이후부터 반도체 시장이 다시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 수출 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이라는 악재가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 해소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지 않은 만큼 판매량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강달러로 수출 효과를 톡톡히 누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내년 예상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내년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출고 적체 현상이 아직도 풀리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수요는 줄겠지만, 밀려있는 주문량이 많은 만큼 판매량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은 낮다. 큰 성장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크게 나빠질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내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올해보다 1.5%가량 늘어난 172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또한 3.1% 증가한 235만대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주가가 크게 하락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내년 반등이 기대된다. 다만 경기침체라는 변수 때문에 큰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증권업계는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이 성장하고 웹툰 산업의 미국 시장 진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중단됐던 카카오의 시간당 과금 비즈보드 상품의 정상화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등했던 제약·바이오주는 올 한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직격탄을 맞아 낙폭이 상당히 컸다. 실적은 올 한해 괜찮았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 탓에 성장주인 제약·바이오 산업의 내림세는 컸다. 내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실적은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두 기업 모두 글로벌 제약사 에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생산을 수주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증권업계는 두 기업의 실적 또한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가 성장주인 만큼 시장이 회복하는 시기에는 주가가 빠르게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한해 큰 하락을 보였던 석유화학 산업 역시 내년 경기침체 영향에 따른 전방 수요 부족으로 당분간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체 화학 제품 시장의 40%에 달하는 중국 수요가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장한다 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급격한 수요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사업 다각화에 주목한다. LG화학은 미래 먹거리로 배터리 소재를,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사업을 앞세우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내년 영업이익 예상치는 4조2509억원으로 올해 추정치(3조5381억원) 대비 19%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 역시 올해(1조1112억원)에 이어 내년(1조2303억원)에도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내년 기대되는 산업 부문은 2차전지다. IRA에 따라 미국에서 국내 자동차 기업들의 전기차 판매는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만 2차전지 기업들은 현지 공장을 확보, 본격적인 생산에 나서고 있는 만큼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전기차 성장세 대비 배터리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내년 영업이익은 2조5153억원으로 올해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역시 내년 영업이익 2조5302억원, SK온도 1117억원으로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이들 3사는 지난 6년간 양적 성장에 집중해왔는데, 코로나19를 거치며 흑자전환에 돌입한 만큼 향후 점진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장비기업들도 내년 성장이 기대된다. 미국에 설립되는 완성차 기업들의 공장 규모가 기존 중국, 헝가리와 폴란드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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