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못 다녀가 민망” 그리움 나타내…조선군관 편지 보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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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이 실생활에서 어느 정도 쓰였는지 알 수 있는 '나신걸 한글편지'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9일 '나신걸 한글편지'와 '창녕 관룡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 등 조선시대 불상과 불화를 포함한 총 3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나신걸 한글편지'는 조선 초기 군관 나신걸(羅臣傑, 1461∼1524)이 아내 신창맹씨(新昌孟氏)에게 한글로 써서 보낸 편지 2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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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사 괘불도 등 3건 지정 예고
문화재청은 29일 ‘나신걸 한글편지’와 ‘창녕 관룡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 등 조선시대 불상과 불화를 포함한 총 3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나신걸 한글편지’는 조선 초기 군관 나신걸(羅臣傑, 1461∼1524)이 아내 신창맹씨(新昌孟氏)에게 한글로 써서 보낸 편지 2장이다. 2011년 대전 유성구 금고동에 있던 신창맹씨 묘 안 피장자 머리맡에서 여러 번 접힌 상태로 발견됐다. 1470∼1498년 쓰인 함경도의 옛 지명 ‘영안도(永安道)’라는 말이 보이고, 나신걸이 함경도에서 군관 생활을 한 시기가 1490년대이므로 이때 작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화장품)하고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낸다. 집에 못 다녀가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꼬 (하면서) 울고 간다”처럼 위아래, 좌우에 걸쳐 빼곡히 채워 쓴 편지는 어머니와 자녀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며, 철릭(조선시대 무관의 공식 의복) 등 필요한 의복을 보내주고 농사일을 잘 챙기는 등 소소한 가정사를 살펴봐 달라고 부탁한다.
이 편지가 1490년대에 쓰였음을 감안하면, 1446년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불과 45년이 지난 시점에 변방지역 하급관리에게까지 한글이 널리 보급되었던 실상을 알 수 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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