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못 다녀가 민망” 그리움 나타내…조선군관 편지 보물 된다

김신성 2022. 12. 29. 20: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훈민정음이 실생활에서 어느 정도 쓰였는지 알 수 있는 '나신걸 한글편지'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9일 '나신걸 한글편지'와 '창녕 관룡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 등 조선시대 불상과 불화를 포함한 총 3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나신걸 한글편지'는 조선 초기 군관 나신걸(羅臣傑, 1461∼1524)이 아내 신창맹씨(新昌孟氏)에게 한글로 써서 보낸 편지 2장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5세기 한글 보급 실태 드러내
청룡사 괘불도 등 3건 지정 예고
훈민정음이 실생활에서 어느 정도 쓰였는지 알 수 있는 ‘나신걸 한글편지’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9일 ‘나신걸 한글편지’와 ‘창녕 관룡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 등 조선시대 불상과 불화를 포함한 총 3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나신걸 한글편지’는 조선 초기 군관 나신걸(羅臣傑, 1461∼1524)이 아내 신창맹씨(新昌孟氏)에게 한글로 써서 보낸 편지 2장이다. 2011년 대전 유성구 금고동에 있던 신창맹씨 묘 안 피장자 머리맡에서 여러 번 접힌 상태로 발견됐다. 1470∼1498년 쓰인 함경도의 옛 지명 ‘영안도(永安道)’라는 말이 보이고, 나신걸이 함경도에서 군관 생활을 한 시기가 1490년대이므로 이때 작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화장품)하고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낸다. 집에 못 다녀가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꼬 (하면서) 울고 간다”처럼 위아래, 좌우에 걸쳐 빼곡히 채워 쓴 편지는 어머니와 자녀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며, 철릭(조선시대 무관의 공식 의복) 등 필요한 의복을 보내주고 농사일을 잘 챙기는 등 소소한 가정사를 살펴봐 달라고 부탁한다.

이 편지가 1490년대에 쓰였음을 감안하면, 1446년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불과 45년이 지난 시점에 변방지역 하급관리에게까지 한글이 널리 보급되었던 실상을 알 수 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