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몸통' 김봉현 도주 48일 만에 화성서 검거... 곧장 남부구치소行

아파트에 숨어 있다 붙잡혀

지난달 22일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자택을 나서는 모습이 담긴 CCTV 장면. 김 전 회장은 이날 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했다. 서울남부지검 제공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로 1,000억 원대 횡령 혐의 재판을 받던 중 전자팔찌를 끊고 달아난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도피 48일 만에 붙잡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준동)는 29일 오후 경기 화성시 한 아파트에 은신해 있던 김 전 회장을 검거했다. 그는 검거팀이 들이닥치자 머물던 아파트 9층 베란다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 신병을 확보한 뒤 곧장 남부구치소로 호송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 잠적 후 밀항 가능성이 제기되자 해양경찰과 협조해 도주 경로를 밀착 감시했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밀항 시도 여부는 수사해 봐야겠지만, 밀항 관련 조치가 이뤄져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도주 자금 마련 방법 및 대포폰 사용 여부도 수사할 방침이다.

김 전 회장은 스타모빌리티, 수원여객 등 회삿돈 1,000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재판을 받던 도중 지난달 11일 전자팔찌를 끊고 잠적했다. 당일 결심공판도 예정돼 있었으나 갑작스러운 도주로 연기됐다. 검찰은 즉시 그를 전국에 지명수배하고,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도주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조카 김모(33)씨와 연예기획사 관계자 A(47)씨, 김 전 회장 누나의 연인 B(45)씨를 구속 기소했다. 또 해외 도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에 체류 중인 김 전 회장 누나의 여권 무효화 신청을 했다.

김 전 회장은 2020년 5월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해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법원은 보석 조건으로 보증금 3억 원과 주거 제한, 도주 방지를 위한 전자장치 부착, 참고인ㆍ증인 접촉 금지 등을 걸었다.

횡령 건과 별개로 검찰은 2017~2018년 김 전 회장이 광주 등에서 비상장주식을 판다며 피해자 350여 명으로부터 약 9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9, 10월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그가 재판에 성실히 출석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모두 기각했다. 검찰은 10월 김 전 회장이 밀항 준비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대포폰의 통신영장도 청구했지만, 법원은 필요성과 상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역시 기각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