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놀고 있는데…기업들 “일손 15만명 부족” 왜
2009~2017년보다 불균형 심각해져
올들어 고물가로 실질임금 7개월 연속감소
정부, 임금·근로시간·파견제도 개혁
내년부터 제도화 본격 추진하기로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못 뽑고,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미스매치’ 현상이 지난 5년간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처우가 양극화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경직된 근로시간 규제 등이 코로나19 충격과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상용근로자 5인 이상 기업의 미충원 인원은 14만9000명이다. 지난해 3분기(11만명)에 비해 39% 급증했다. 미충원 인원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미충원 인원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구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채용하지 못한 숫자를 말한다. 미충원 인원이 증가하면 그만큼 구인난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미충원 인원을 구인 인원으로 나눈 값인 미충원율은 3분기 15.4%로 역시 2011년(21%) 이후 3분기 기준 11년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1만7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7000명), 도매·소매업(6000명), 운수·창고업(4000명) 순으로 미충원 인원이 많았다. 고용부의 기업·근로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미충원 원인에 대해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28.1%로 가장 많았다.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17.3%)’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고용부에 따르면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 상승률은 올해 10월까지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 10월 기준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장의 1인당 세전 임금총액은 363만1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만6000원(5.1%)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332만5000원으로 0.5% 감소했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 실질임금 상승률을 -1.8%, 물가 상승률은 5%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산업 미스매치 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세연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산업 미스매치 지수는 월평균 3.6%로, 2009~2017년의 평균 2.2%보다 높았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신규 고용 수준은 최적일 때보다 월평균 2.2% 부족했지만 최근 5년간 그 비율이 3.6%로 늘었다는 얘기다.
경직된 임금과 근로조건, 정보 부족은 산업 미스매치를 심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인혁 조세연 부연구위원은 “산업 미스매치의 잠재적 원인으로 임금과 근로조건의 차이, 근로자의 정보 부족, 기업과 구직자간 기술 수준 불일치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노동개혁 법제화를 내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발표한 권고안을 토대로 임금체계와 근로시간에 대해 정부 개혁안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파견제도 등 구조 개선을 위한 과제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 내년 하반기까지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겠다”면서 “노동조합의 재정투명성을 제고하는 관련 법령 개정도 고용부에서 1월 중 세부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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