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M] 노인 환자 늘어나는데…간병사 '구인난' 초비상
【 앵커멘트 】 전국에는 1,400곳이 넘는 요양병원이 있고, 병상 곁에는 가족 대신 환자를 돌보는 간병사가 있죠. 윤석열 정부가 역대 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간병 지원 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정작 현실은 간병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고 합니다. '간병사'라는 자격 자체도 없다 보니 해결할 방법도 없는데요. 요양병원 간병의 사각지대, 이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요양병원의 점심시간, 환자가 물을 마시게 돕고 일일이 손으로 생선을 발라 줍니다.
식사가 끝나면 양치질까지.
어르신들에게 행여나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2시간마다 체위를 바꿔주고 목욕부터 대소변 수발까지 모두 간병사의 몫입니다.
자해를 하는 환자도, 치매 탓에 욕을 하는 환자도 그저 돌볼 대상입니다.
"펴니까 아프죠. 저쪽으로 팔을 미세요. 옳지. 조금만 참으세요. 식사하실 때 풀어 드릴게요."
쉴 공간은 병상 옆 간이침대, 24시간 병실을 지키는 이들은 '간병사'라고 불립니다.
▶ 인터뷰 : 박래숙 / 간병사 (75세) - "책임감과 사명감이 없으면 이 일은 못 한다고 봐요."
▶ 인터뷰 : 정영순 / 간병사 (72세) - "여기 일은 다 허리 쓰는 일이에요. 휠체어에 앉히는 일도 그렇고, 다 무겁고 다 들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들에게는 '간병사'라는 직함만 있을 뿐, 의사와 간호사처럼 공인된 자격증은 없습니다.
그나마 있는 간병사 관련 법은 '가사'에만 한정합니다.
▶ 인터뷰(☎) : 고용노동부 관계자 - "법 자체가 가정에 들어가서 일을 하는 사람만 하도록 정의 자체가 돼 있기 때문에, 병원은 가정이 아니잖아요."
결국, 환자 보호자와 간병사 사이의 계약 관계다 보니, 사고가 나면 병원은 물론 파견업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 인터뷰 : 김주훈 / 간병사 (68세) - "자격증이 없다 보니까 보호자나 환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도 있거든요. 그런 경우가 가슴이 아프죠."
몇 명이 종사하는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고 대략 10만 명이고 그 중 80%는 재외동포라는 것이 업계의 추산입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간병 지원 체계를 만들어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게 이번 정부의 공약이지만 자격을 포함해 재정 문제까지 어느 것 하나 준비된 것은 없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일단 내년에 간병 서비스 제공 실태부터 조사한 뒤 시범사업 모델을 만들 계획입니다.
문제는 재외동포 유입마저 급격히 줄어 당장 현장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해도 대안조차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간병사 파견업체 관계자 - "코로나 이후 재외동포나 외국인 간병사가 30% 이상 줄었습니다. 요청한 만큼 맞출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대로면 구인난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어요."
우리나라는 불과 3년 뒤인 2025년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간병사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정부가 대비책 마련에 서둘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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