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체포동의 요청’ 발언 논란…“10년간 가장 길었다”
[앵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어제(28일) 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청 이유를 설명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너무 자세하게 혐의 내용을 공개하고 자신의 견해까지 말한 것 아니냐는 건데요.
민주당은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는데, 법무부는 국회법 절차에 따른 당연한 의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지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설명을 위해 본회의장 연단에 오른 한동훈 법무부 장관, 노 의원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라며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 데'라고 말하는 노웅래 의원의 목소리,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되어 있습니다."]
개인의 의견으로 비칠 수 있는 언급도 있었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 "이런 정도로 확실한 증거들이 나오는 경우를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범죄 혐의와 증거 관계를 간단히 언급했던 과거 사례와는 차이가 납니다.
[박범계/전 법무부 장관/2021년 9월 29일 : "자세한 내용은 배포해 드린 자료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2020년 10월 29일 : "개인정보 보호법에 위반한 선거구민 전화번호 수집 등의 혐의로 현재 청주 지방검찰청에서 수사 중에 있습니다."]
실제로 KBS가 지난 10년 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한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12건을 분석해보니 한 장관의 발언이 가장 길고 상세했습니다.
민주당은 한 장관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피의 사실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다며 반발했습니다.
[김성환/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아직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수사 상황을 일일이 나열하며 잘 짜여진 수사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을 연출하기에 급급하였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범죄자 보호도 모자라 법무부 장관 탓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양금희/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뜬금없이 부결의 이유를 장관 탓으로 돌리는 민주당의 낯이 참으로 두껍습니다."]
법무부는 "표결 전에 범죄혐의와 증거관계를 설명하는 것은 국회법에 따른 법무부 장관의 당연한 임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법 해당 조항에는 "제안자가 취지를 설명한다"고 돼 있지만, 혐의와 증거를 어느 정도까지 공개해도 되는지에 대해선 규정된 바가 없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이지윤 기자 (easy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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