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형 성폭행범, 피해여성과 결혼에 석방 법원 판결에 파키스탄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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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법원이 지난 26일 유죄 판결을 받은 뒤 피해자와 결혼하기로 합의한 성폭행범을 석방, 파키스탄 사회에 격분을 촉발시켰다고 CNN이 29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HRCP)는 페샤와르 법원의 판결을 '엄청난 법 위반'이자 '정의를 유산시킨 것'이으로 규정하고, "국가가 판결에 항소하고 여성의 권리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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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인권운동가들 "성폭력 일상화시킬 위험 있다" 비난
피해 청각장애 여성 성폭행으로 임신 아기 낳아
샤리아법 따라 결혼하자 항소법원 무죄 판결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파키스탄 법원이 지난 26일 유죄 판결을 받은 뒤 피해자와 결혼하기로 합의한 성폭행범을 석방, 파키스탄 사회에 격분을 촉발시켰다고 CNN이 29일 보도했다. 인권 운동가들은 이번 판결이 파키스탄에서 성폭력을 일상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비난했다.
풀려난 성폭행범 다울라트 칸(23)의 변호사 암자드 알리 칸에 따르면 다울라트가 지난 2020년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 스와트 지역에서 36살의 청각장애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5월 유죄 판결을 받고, 종신형과 함께 10만 루피(약 56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피해 여성은 성폭행으로 임신해 아이를 낳았다고 변호사는 덧붙였다.
그러나 페샤와르 고등법원은 지난 26일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근거해 결정을 내리는 노인들의 협의회 '지르가'의 법정 밖 합의에 따라 12월 초 피해 여성과 결혼한 후 다울라트 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석방했다.
스와트는 보수적인 시골 지역으로, 잔인한 가부장제가 뿌리 깊고 여성혐오적 태도가 만연해 있다. 운동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지난 2012년 학교에 가지 말라는 명령을 어긴 혐의로 탈레반에 의해 머리에 총을 맞은 곳도 바로 스와트이다.
파키스탄의 많은 지역에서 '지르가'는 결혼 이외의 출산 같은 이른바 금기 사항들을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지르가가 오랫동안 성폭행 문제에 있어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주는 문화를 영속시킨다고 비난해 왔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HRCP)는 페샤와르 법원의 판결을 '엄청난 법 위반'이자 '정의를 유산시킨 것'이으로 규정하고, "국가가 판결에 항소하고 여성의 권리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HRCP는 2021년 파키스탄에서 5200명 이상의 여성이 성폭행당했다고 신고했지만, 두려움 때문에 신고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실제 성폭행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법원과 경찰 내부의 부패로 인해 성폭행 문제가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법적 도움을 제공하는 비정부기구 '법적 지원협회'는 성폭행 피해자의 약 60%는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는데, 이는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는 국가의 사법제도에 맞서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2020년 12월 성폭행 관련 법을 강화, 4개월 이내에 사건을 심리하고 고소 제기 6시간 이내에 피해 여성에게 건강검진을 받게 하는 특별법원을 신설했다. 그러나 운동가들은 파키스탄이 계속 여성들을 실망시키고 있으며, 가정폭력을 범죄로 규정하는 법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폭행에 취약하다고 말한다.
지난 2월에도 소셜미디어 스타 콴딜 발로치가 '가족에게 '불명예를 안겼다며 그녀를 살해한 오빠가 유죄판결을 받은 지 3년 만에 항소법원으로부터 석방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파키스탄 법은 피해자의 가족이 유죄 판결을 받은 살인자를 사면하도록 허용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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