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올 집값 7% 하락… 내년에 더 떨어진다

박순원 2022. 12. 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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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우리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아파트 값이 내년에도 급락한다면 건설 등 부동산 관련업체와 개인 소비지출은 물론 금융회사에 이르기까지 실물경기와 금융시스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 하락률이 7%에 달한 가운데 내년 아파트 가격은 올해보다 더 떨어지고, 서울 아파트 5채 중 1채는 역전세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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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주 연속 '최대 낙폭' 경신
아파트 5채중 1채 역전세난 예고
부동산·개인 소비·금융 악영향
실물경제 흔들 '태풍의 핵' 부상
<연합뉴스 제공>

부동산 시장이 우리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아파트 값이 내년에도 급락한다면 건설 등 부동산 관련업체와 개인 소비지출은 물론 금융회사에 이르기까지 실물경기와 금융시스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 하락률이 7%에 달한 가운데 내년 아파트 가격은 올해보다 더 떨어지고, 서울 아파트 5채 중 1채는 역전세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세를 구하는 사람보다 전세를 내주는 사람이 많은 역전세난은 집값 하락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4주차 주간 아파트 가격 변동률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올해 누적 하락률은 7.22%에 달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분(6.58%)을 반납한 수치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12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0.76% 하락했다. 지난주(-0.73%)보다 하락 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는 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서울 아파트 값은 8주 연속 역대 최대 낙폭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전세값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누적 8.25% 하락했다. 지난해 1년 치 상승폭(6.48%)보다 떨어진 것이다. 특히 대단지나 전세수요가 적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2년 전보다 더 떨어져 역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2년 전과 올해 1건이라도 전세 거래가 있었던 서울 아파트 9606개 주택형의 전셋값을 분석(최고가 비교)한 결과, 올해 계약금액이 2년 전 계약금액보다 낮은 경우는 1774개로 전체의 18%에 달했다. 전세 재계약 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난이 현실화하거나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는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하락한 주택형이 각각 28%로 가장 많았다.

NH투자증권은 전세가 하락이 멈추지 않으면 내년에도 집값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셋값 하락 원인은 금리 상승 지속 여파가 크다.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연 7%대까지 치솟으면서 임차인의 전세 수요가 크게 줄었다. 또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증가하는 점도 전세가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내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실거래가 기준)은 8.5%,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13.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하락폭을 넘어서는 것이다. 주산연은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된 후에는 하락 폭이 둔화하면서 낙폭이 줄어들 수 있지만 하반기 즉시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점쳤다. 주산연은 아파트를 포함한 내년 전국 집값이 4% 이상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인중개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풀고 있지만 매매와 전세 모두 매수 문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전세 매물은 많지만 세입자는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매매·전세 호가를 계속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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