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응' 멍에 쓰고 떠나는 다문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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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정 모(13) 양은 요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충청권 다문화 학생 수가 2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학교 부적응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2015년 4.53점, 2018년 4.33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다문화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도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다문화 학생들이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할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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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중 1명 '학폭' 경험 등… "여전한 차별"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정 모(13) 양은 요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정 양은 "주변에서 '똥남아'라고 놀려도 그저 가만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도 남들보다 2배나 더 어렵다"고 털어놨다.
충청권 다문화 학생 수가 2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학교 부적응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다문화 학생 수는 양적 팽창을 거듭하고 있지만, 일선 교육 현장의 질적 향상은 더딘 탓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다문화 시대에 접어든 만큼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교육 여건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서비스(KESS)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 기준 전국 초·중·고 다문화 학생 수는 총 16만 8645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학생 수 527만 5054명 중 3.2%를 차지하는 셈이다.
다문화 학생 수는 약 7년 만에 2배가 됐다. 2015년 8만 2536명이었던 학생 수는 2017년 10만 9387명을 기록하며 사상 첫 10만 명을 넘어서더니 2019년 13만 7225명, 2020년 14만 7378명, 2021년 16만 56명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충청권 다문화 학생 수도 이미 2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다문화 학생 수는 대전 3428명, 세종 815명, 충남 1만 1569명, 충북 6824명 등 총 2만 2636명이다. 지난해 2만 1439명에서 5.6%포인트 늘었다.
이와 달리 다문화 교육의 질적 수준은 제자리걸음이다.
여성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2021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다문화가족 자녀의 학교생활 적응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23점으로 나타났다. 2015년 4.53점, 2018년 4.33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다문화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도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다문화 학생의 학교생활 부적응의 요인으로는 주로 학업과 교우관계로 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반수의 학생은 '학교공부가 어려워서(56.2%)',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55.4%)'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문화 학생의 학업중단율은 초등 0.68%, 중학생 0.78%, 고등 2.01% 등이었다. 같은 기간 전체 학생의 학업중단율은 초등 0.4%, 중등 0.5%, 고등 1.1%으로, 다문화 학생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다문화 학생 10명 중 7명(69.2%)은 친구로부터 차별을 받거나 무시를 당했으며, 심지어 선생님(20.2%)로부터 차별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차별을 당할 시 '옳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참았다(56.4%)'고 답했다.
다문화 학생의 학교폭력 피해유형은 집단따돌림(49.1%)이 가장 빈번했고, 언어폭력(43.7%)이 뒤를 이었다. 집단따돌림의 경우 2015년 34.1%, 2018년 33.4%으로 6년 새 15%포인트나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 학생들이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할 것을 강조한다.
김정겸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서로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서로의 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며 "이를 위한 방법의 하나로 다문화 학생들이 직접 다문화 교육을 위한 멘토의 역할을 맡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사회와 함께 다문화로의 변화를 겪고 있다"며 "학교 속 다문화가 세계시민교육으로 나아가는 발돋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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