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목욕 설움 '뜨신 물'에 사르르...부산 소막마을 샤워장 재개장

정지윤 기자 2022. 12. 2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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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함 앉아보자. 수압도 억수로 세고 좋네. 뜨신 물이 콸콸 나온다."

부산 남구가 29일 소막마을 주민공동체센터 샤워장 시설 개선 공사를 8개월에 걸쳐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

새단장한 샤워장을 둘러본 마을주민 사이에서는 "아따 좋다" "아이구 따뜻해라" 등 연신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주민은 샤워장 의자에 앉아 보고, 수도꼭지 물을 틀어 수압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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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용에 온수 부족했던 시설
남구, 8개월 만에 리모델링 완료
남녀시설 따로 구비, 보일러도 확충
이용료 수익은 공동체 활동 지원

“아이고 함 앉아보자. 수압도 억수로 세고 좋네. 뜨신 물이 콸콸 나온다.”

부산 남구가 29일 소막마을 주민공동체센터 샤워장 시설 개선 공사를 8개월에 걸쳐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 이날 열린 개소식에는 소막마을 주민 50여 명이 참석했다. 새단장한 샤워장을 둘러본 마을주민 사이에서는 “아따 좋다” “아이구 따뜻해라” 등 연신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주민은 샤워장 의자에 앉아 보고, 수도꼭지 물을 틀어 수압도 확인했다. 샤워장을 살펴본 주민 박남선(여·85) 씨는 “그동안 집에서 제대로 씻지 못해 너무 불편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할 때는 행여나 걸릴까 무서워서 새벽 4시에 택시 타고 목욕탕에 갔다”며 “이제 5분 거리 샤워장을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29일 리모델링 후 문을 연 부산 남구 소막마을 주민공동체센터 내 소막마을 샤워장을 찾은 오은택 남구청장과 주민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주연 기자


주민은 소막마을에서 편안하게 씻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입 모아 말했다. 한국전쟁 때 피란민촌으로 형성됐던 소막마을은 주택(500여 가구) 중 20%가 건물 내 화장실이 없을 정도로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 거기다 재개발로 목욕탕 2곳 중 1곳이 폐업하며 주민은 택시를 타고 ‘원정 목욕’을 가야 했다. 급기야 주민은 지난 1월 남구청 앞에서 공공목욕탕 건립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구는 재개발로 공공목욕탕을 짓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 지난 4월부터 2020년에 마련한 공동샤워장 시설 개선 공사를 추진했다. 기존 샤워장은 대부분 70, 80대 고령인 주민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많았다. 남녀 구분 없이 샤워장 한 곳(약 16㎡)을 월·수·금에는 여성, 화·목은 남성이 나눠서 써야 했다. 보일러 1대로 한 번에 물 100ℓ 정도만 데울 수 있어 3명이 씻고 나면 온수가 제대로 안 나왔다.

다시 문을 연 샤워장은 주민 편의성에 초점 맞춰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전 샤워장은 남자 전용으로 쓰고 여자 샤워장(약 26㎡)을 새로 만들었다. 도시가스 보일러 5대를 추가로 들여 온수 사용에 문제가 없게끔 했다. 또 다리가 불편한 주민도 불편함 없이 씻을 수 있도록 손잡이와 의자를 배치하고 비좁았던 탈의실 공간을 2배 이상 늘렸다. 이상순 (여·73) 씨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글 수 있는 탕이 없는 건 정말 아쉽지만, 샤워장에 뜨거운 물이 잘 나온다고 하니 앞으로 자주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샤워장은 내년 1월 2일부터 5일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7일부터 요금 1000원을 받고 정상 운영한다. 이용 수익금은 우암소막새뜰마을공동체에서 각종 마을행사 및 주민 공동체 활동 지원 등에 쓰인다. 구 관계자는 “목욕시설 부재로 인한 주민 불편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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