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 한파에 반도체도 내리막… 규제혁파로 활력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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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다.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대표적인 수출 효자 품목이다.
이런 반도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혹한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
소비 한파에다 반도체까지 내리막 길인 엄중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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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경기지표는 온통 '빨간 불'이다. 우선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11%나 줄어들었다. 감소폭은 -12.8%를 기록했던 지난 8월 이후 가장 컸다. 반도체 생산설비 가동률도 12%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IT 관련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그 여파로 11월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무려 30%가까이 급감했다. 올해 4분기 SK하이닉스가 적자 전환하고, 내년 2분기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증권사 예측까지 나왔다.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대표적인 수출 효자 품목이다. 이런 반도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혹한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
소비 또한 3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금리 인상으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8% 감소했다. 승용차만 빼고는 가전에서 의복, 신발까지 모두 줄어들었다. 서비스업생산 역시 0.6%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건설 수주도 좋지 않은 모습이다. 이러니 불안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5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갔고,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2020년 5월 이후 가장 크게 내렸다. 더구나 경기악화 신호는 갈수록 뚜렷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도체의 경우 내년 전망은 더 암울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우리 반도체 업체들의 주력 분야인 메모리 매출이 내년에 극심한 부진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역시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회복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내년 1%대 저성장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소비 한파에다 반도체까지 내리막 길인 엄중한 상황이다. 활력을 회복해 돌파구를 열려면 무엇보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규제를 혁파하는 일이 화급하다. 기업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를 싹 풀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치권의 각성이 필요하다. 국회는 협력은커녕 되레 제동만 거는 모양새다. 법인세 인하 폭은 1%포인트에 불과했다. 반도체특별법의 핵심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후퇴를 거듭했다. 결국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비율은 8%에 그쳐 시늉만 냈다. 더 이상 미룰 여유가 없다. 경제가 완전히 얼어붙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은 규제 혁파에 힘을 모아야 한다.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지원도 필요하다. 그래야 기업들이 경쟁력을 회복해 글로벌 전장에서 마음껏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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