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총보수 최저" 홍보하는 운용사들···기타비용은 함구

성채윤 기자 2022. 12. 2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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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앞다퉈 총보수를 낮추고 있지만 기타 비용, 매매·중개 수수료율 등은 명확하게 고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0.01~0.03%포인트라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자 수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총 운용 보수와 기타 비용을 합친 총비용(TER)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는 환전, 해외 주식 매매 수수료 등이 발생해 기타 비용 수치가 높은 편으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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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125개 총보수 0.32%지만
매매·중개수수료 포함땐 0.44%
일부는 보수보다 기타비용 더 커
[서울경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앞다퉈 총보수를 낮추고 있지만 기타 비용, 매매·중개 수수료율 등은 명확하게 고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11월 말까지 국내 증시에 새로 상장된 ETF 125개의 평균 운용 총보수는 0.32%다. 그러나 기타 비용(0.07%)과 매매·중개 수수료율(0.05%)까지 포함하면 실제 투자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평균 0.44%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ETF 중 일부는 총보수보다 기타 비용이 더 컸다. 예컨대 올해 6월에 상장한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미국 S&P500 ETF’의 총보수는 0.045%로 제시됐는데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기타 비용은 0.44% 수준이다. 5월에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차이나 메타버스 액티브 ETF’는 총보수(0.5%)보다 기타비용(0.63%)이 더 높다. 상장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품은 기타 비용 측정이 완료되지 않아 대부분 0%로 표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투자자 부담 비용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기타 비용은 ETF 운용·판매·수탁·사무관리 등 회사가 가져가는 보수와 별개로 운용 과정에서 지출되는 비용이다. 지수 사용료, 해외 보관 보수, 예탁원 결제 보수, 채권 평가 보수, 회계감사비 등이 포함된다. 운용사들은 펀드 개요에서 총보수만 표기하고 있지만 기타 비용도 투자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인 셈이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0.01~0.03%포인트라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자 수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총 운용 보수와 기타 비용을 합친 총비용(TER)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는 환전, 해외 주식 매매 수수료 등이 발생해 기타 비용 수치가 높은 편으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기타 비용 등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자산운용사들은 홈페이지를 비롯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의 펀드 개요란에 총보수만 명시하고 있어서다. ETF 업계 관계자는 “ETF를 운용하는 데 드는 법인 영업 및 회계감사 수수료, 주식 결제 비용, 예탁 비용 등은 고정되지 않아 명시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ETF의 투자설명서를 뜯어봐야 실제 부담 비용을 알 수 있지만 기타 비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신한자산운용이 발간하는 월간운용보고서에는 기타 비용에 관한 내용이 없다. 그나마 금융투자협회에서 기타 비용을 매달 공시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사용한 비용을 연율화해서 공시하지 않기 때문에 상장 후 1년 이내 상품의 경우 기타 비용이 작아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미국 자산운용사들은 자사 홈페이지에 ETF의 운용 보수(management fee)와 기타 비용(other expenses)을 합한 총비용(expense ratio)을 공시하고 있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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