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5G 진정성 그리고 속도전

김준혁 2022. 12. 29. 18: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시작은 특별했지만, 결국 계륵으로 남았다.

최근 사상 초유의 '주파수 회수 사태'가 일어난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28㎓ 대역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정작 LTE 대비 최대 20배 빨라 '진짜 5G'로 불리는 통신 3사의 28㎓는 사실상 지하철 와이파이 백홀에만 남게 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특별했지만, 결국 계륵으로 남았다. 최근 사상 초유의 '주파수 회수 사태'가 일어난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28㎓ 대역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 정부는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위해 '긴급 작전'까지 불사하며 '1등 타이틀'을 얻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정작 LTE 대비 최대 20배 빨라 '진짜 5G'로 불리는 통신 3사의 28㎓는 사실상 지하철 와이파이 백홀에만 남게 됐다.

소비자들은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선 통신사에 대해 "무책임하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이번 정부의 결정도 이러한 소비자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현재 국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로 체감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은 LTE보다 3~5배 빠른 3.5㎓다. 세계 최고 수준의 LTE를 경험한 국민에게 5배와 20배는 굉장히 큰 차이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통신사는 28㎓에 대해 '가보지 않았던 길'이라며 '속도조절'을 호소한다. 해당 대역을 적용하는 데는 경제성·실용성 측면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와 달리 인구 및 건물 밀집도가 높은 국내에서 28㎓를 기업·소비자간거래(B2C)용으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게 되레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실패든 정책 실패든 정부의 말처럼 28㎓는 '가야 하는 길'이다.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자율주행 등 미래먹거리를 사수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한국이 5G를 넘어서 가야 할 '6G 여정'에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칙론을 내세운 정부 입장에서도 당장 신규 사업자 선정에도 다양한 셈법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3일 주파수 처분 브리핑에서 28㎓ 신규 사업자 관련 발표가 다소 지연된 데 대해 "설익은 것을 발표하기보다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기술력과는 별개로 정책 및 민관 협력에 있어 이제는 속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해졌다는 시사점이기도 하다.

국민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보다 알찬 5G·6G를 더 바랄지도 모른다. 계묘년에는 농익은 통신정책과 민관 협력이 쏟아지기를 기대한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산업IT부 기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