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 10시29분에 알렸다는데…용산구 "정말 기억안나"(종합)

기사내용 요약
서울종합방재센터, 10시29분 용산구에 전화로 알려
"녹취 있다"는데도 용산구는 "당직자가 기억 못해"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서울종합방재센터가 지난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당일 오후 10시29분 '압사'라는 표현이 담긴 신고가 접수됐다고 용산구청에 알렸다고 밝히자 구청 측이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용산구 당직사령이었던 A씨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2차 기관보고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A씨는 "(오후 10시29분) 서울종합방재센터에서 용산구 당직실에 전화하지 않았느냐"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질의에 "그 시간에 소방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이 없다. 다른 당직자분께 내용을 전달 받은 것도 없다"고 말했다.

용산구 주장과 달리 실제 통화는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종합방재센터는 관련 녹취가 있다고 했고, 용 의원은 이를 일부 공개했다.

용 의원에 따르면 녹취에는 서울종합방재센터가 "할러윈 축제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압사사고 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있다"고 전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용산구 당직자는 "네 맞아요. 이태원 해밀턴 말씀하시는거죠?"라고 답했다.

A씨는 용 의원이 "용산구청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10시29분이 아닌 10시53분으로 참사 인지 시점을 24분 늦춰 보고했다"고 하자 "나는 통화한 적이 없고, 다른 당직자도 그런 내용으로 통화한 기억이 없다고 한다"고 앞선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A씨는 "당시 소방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고, 직원은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을 말씀드리고 있는데 (기억을 하지 못해) 굉장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구속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대신해 참석한 권윤구 용산구 행정지원국장은 "당직자가 기억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설마 압사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그렇게 대응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계속된 질의에서 용 의원은 용산구가 '10시53분 최초 인지'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자 참사 후 용산구 관계자들 4명이 휴대폰을 바꾼 것을 언급하며 명단과 사유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태원동을 관할하는 용산구를 향한 질타는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고 계속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종합방재센터가 사실 확인을 위해 수차례 용산구 당직실에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에 실패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당직실에는 5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4차례 통화가 실패하고 5번째인 오후 11시8분에서야 당직실로 연락이 됐다"고 하자 권 국장은 "전화가 왔는데 당직자가 못 받았으면 그만한 사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

질의가 끝난 뒤 우상호 위원장은 "4번 전화를 받지 못한 것에 '이유가 있겠지요'라고 답하는 것이 맞느냐"라며 권 국장을 질책했다.

이에 권 국장은 "5명 중 사고나 참사 현장이 아닌 민원으로 3명이 나가 있었다. 당직사령과 당직자 1명이 있었는데 다른 민원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었기에 말씀을 드린 것"이라면서 부적절했던 발언에 사과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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