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내년 경제 ‘상저하고’… 재정 65% 상반기 집중 투입" [연초부터 재정집행]
신속한 투입으로 경기 낙폭 완충
설 물가잡기 총력… 내주 대책 발표
■재정 조기집행으로 선제적 대응
이날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상반기 예산 집행률을 역대 최고치인 65%로 끌어올릴 방침을 밝혔다. 상반기에 재정투입을 집중하는 건 내년 '상저하고' 경기흐름이 예상되는 만큼 재정을 앞당겨 투입, 경기 낙폭을 완충하려는 것이다. 재정 조기집행은 당초 계획된 재정의 집행일정보다 예산을 앞당겨 사용함으로써 민간시장에 자금을 조기에 공급해 위축된 기업설비투자와 소비 등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주요 사업은 회계연도 개시 전 예산을 배정한다. 지자체도 상반기 재정의 60%를 조기집행한다. 공공기관 역시 내년 63조3000억원(잠정) 규모의 공공기관 투자를 추진하고 상반기 집행률 목표(55.0%)를 전년보다 올렸다.
상반기 중 위기 가능성을 고려해 정부는 재정 투입과 함께 동원할 수 있는 시장 안전망은 모두 가동할 방침이다. 540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규모 정책금융을 공급하고 회사채·기업어음(CP) 안정조치를 적극 집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을 대한민국 건국 이래 역대 6번째로 낮은 1.6%로 제시하면서 경기둔화를 공식화했다.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부진이 장기화 국면에 들고, 지속적인 고물가 흐름으로 소비마저 얼어붙을 전망이다. 부동산 침체와 금융불안에 더해 올해 훈풍이 불었던 고용도 다시금 한파가 몰아닥치는 등 악재가 가득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3.5%로 올해 예상치인 5.1%보다는 낮겠지만 상반기까지는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설 앞두고 물가잡기 총력
정부는 당장 설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1월 각종 제품 가격의 연초 가격조정, 동절기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이른 설 연휴를 앞두고 성수품 수요까지 확대돼 물가 상방압력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다음주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 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차관회의'를 개최하고 "성수품 중심 물가안정과 겨울철 취약계층 생계부담 경감 등을 통해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물경기의 어려움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내년 물가오름세는 금년보다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당분간은 높은 수준의 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 차관은 또한 "위기극복 노력과 함께 위기 이후 재도약과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 구조개혁 또한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며 "그 첫걸음은 '노동시장 개혁'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현장의 개편 요구가 큰 임금체계·근로시간에 대해 정부 개혁안을 조속히 마련해 2023년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미래노동시장 연구회'가 발표한 권고안을 토대로 짜여질 전망이다.
이어 "노사관계에서 엄정한 법치 원칙을 확립하고 노동조합의 재정투명성을 제고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부계획은 고용노동부에서 1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파견제도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개선을 위한 추가 과제들은 경사노위 등을 통해 내년 하반기까지 구체적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방 차관은 "어려운 대내외 경기·금융 상황이라도 국민 모두가 합심한다면 능히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당면한 위기극복, 민생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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