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인고속도로 큰불...인명피해 컸던 이유는?

YTN 2022. 12. 2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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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오동건 앵커, 조예진 앵커

■ 출연 : 이용재 경민대 소방행정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시 [YTN 뉴스이브닝]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경기도 과천시 방음 터널 화재. 현재는 연기가 다 빠진 상황입니다. 전문가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행정학과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이용재]

안녕하십니까?

[앵커]

교수님, 관련 소식들 계속 보고 계셨을 것이고 또 영상도 보셨을 텐데. 인명피해가 상당했습니다. 이유가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이용재]

일단은 많은 희생자, 인명피해가 나서 굉장히 안타깝고요. 방음벽이라고 하는 것의 화재 위험성에 대한 것들이 과거에도 몇 번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이런 사고가 발생된 거에 대해서는 그것에 대한 대응책이나 이런 것들이 미흡한 부분도 있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이 들고요. 그다음에 방음터널 구조로 된 것이 무조건 화재 위험은 있지만 유리한 점도 있었습니다. 뭐냐 하면 무음에 의한 사고, 이런 걸 예방한다든지 지금 사고난 부분이 터널 직전이거든요. 그래서 어떤 시야 확보라든지 이런 걸 위해서 투명 재질의 아크릴이죠, 일종의. 이런 재질을 썼고. 그런데 이것이 이번 사고와 같이 화재가 났을 때는 유독가스를 많이 내뿜는 그런 플라스틱 계통의 재질이기 때문에 상당한 위험성이 있었고. 또 그걸로 인해서 많은 사망자분이 발생했다는 그런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앵커]

앞서 대응책이 부실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어떤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했을까요?

[이용재]

방음벽은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너무 미관이라든지 시야 확보라든지 이런 부분만을 너무 신경 쓰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고. 분명히 여러 과거의 사고가 이런 플라스틱 계통의 방음벽이 갖는 위험성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그런 것들이 후속조치가 미흡한 부분이 있지 않았느냐라는 그런 아쉬움이 있는 것이죠.

[앵커]

그럼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방음터널이 화재가 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집게차 엔진에서 불이 나고 그 불이 방음벽에 옮겨붙은 상황이거든요. 이 상황을 볼 때는 불이 쉽게 옮겨붙는, 방음재질이 아니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이용재]

그렇습니다. 자동차에서 집게차량 자동차에서 처음 불이 난 것은 분명한 것 같고요. 물론 차량의 결함인 것인지 거기에 적재함을 실은 건지, 적재함에 실린 물건에 의한 자연발화인지는 소방당국에서 정밀조사하면 그것이 나올 거고요. 어쨌든 차량에서 불이 난 것은 사실이고. 그런데 위에 덮여 있는 게 플라스틱 재질의 아크릴이라는 얘기죠. 이 아크릴이라는 것은 보통 100도 정도 되게 되면 거의 누글누글해지면서 젤 상태가 되는 것이죠, 온도가 올라가면. 쉽게 불이 타는 것이고. 그것이 수백미터 쭉 연결돼 있는데 그게 녹으면서 차량 위로 반대편 차선까지도, 중앙선 너머로 불이 붙으면서 차량 위로 불폭포 같이 떨어지면서 그것이 불이 붙은 거죠. 그래서 그 반대편 차선에 있었던 운전자분들이 쉽게 판단하기가 어렵거든요. 과연 내가 차를 버리고 보도로 도망가는 게 좋은지 아니면 차량을 운전해서 나가는 게 좋은지. 이런 부분을 사실 일반인들이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운 부분이고. 그러다 보니까 차량은 밀려 있고 그래서 쉽게 빠져나가지도 못했고. 쉽게 말하면 갇혀 버린 상태죠, 터널 안에. 그러다가 유독가스에 의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된 거죠.

[앵커]

그럼 지금 방음터널 자체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미관이라든지 빛을 투과시키기 위해서 많이 쓴다면 다른 데서도 방음터널에서 같은 재질을 많이 쓰고 있는 건가요?

[이용재]

여기 말고도 우리나라에는 여러 곳에. 제가 몇 군데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런 형태의, 이런 재질의 방음터널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방음터널의 구조상 화재 규모가 더 커진 것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삽시간에 화재가 빠르게 번진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이용재]

일단은 플라스틱 재질이라고 하는 것이 아주 낮은 온도에서도 불에 타는 거고요. 또 하나는 터널 구조로 돼 있다 보니까 자동차에 불이 붙거나 이러면 열이 외부로 쉽게 빠져나가게 되면 저렇게 빨리 불이 확산되지는 않아요. 그런데 막혀 있다 보니까 쉽게 열이 축적될 수 있는 거고요. 그러다 보니까 수백여 미터 되는 아크릴에 거의 동시에 아주 단기간 내에 불이 붙어버린 거죠. 그래서 확산이 빨랐던 거고 사망자도 많이 발생된 거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보내드린 영상을 보면 화재가 나는 상황에서도 환기구가 돌고 있어요. 환기구 팬이 계속 돌고 있는데 이런 건 괜찮은 건가요? 이런 게 오히려 공기 흐름을...

[이용재]

그것은 목적이 제연팬이라고 해서 터널 구조잖아요. 이런 데서 화재가 났을 경우에 연기를 외부로 빼서 위험성을 낮추고자 설치가 되어 있는 건데 그 부분도 과연 그것이 이번 화재가 났을 때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안 했는지도 반드시 확인이 들어가야 될 부분이 있겠고요. 또 하나는 그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하더라도 제연팬이라고 하는 어떻게 보면 선풍기 비슷하게 생긴 거죠. 거기서 발생되는 다량의 연기를 배출할 만큼의 용량을 확보하고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추후에 정밀조사를 해 봐야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현장에 계셨던 분들 정말 많이 놀라셨을 것 같은데. 이런 상황에서 운전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겠습니까?

[이용재]

일단은 그런 위급상황이 보이면 터널 안에 진입 안 하는 게 우선이고요. 설사 진입을 해서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빨리 차량을 이동해서 나갈 수 있다면 차량을 이동해서 나가는 게 맞고. 그런데 이렇게 반대편 차선같이 막 차가 막혔을 때는 도저히 차량으로 이동이 불가능하거든요. 그럴 때는 과감히 차를 버리시고 불이 난 반대 방향으로 내 다리를 이용해서 대피하고 도망가시는 게 최우선입니다.

[앵커]

불이 나는 반대 방향으로. 이때 수건이 있다면 물을 적신 수건을 이용하면...

[이용재]

당연히 수건이나 옷가지나 이런 데 물 또는 음료수 다 가능합니다. 다 적셔서 코와 입을 막고 신속하게 반대 방향으로 대피하시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죠.

[앵커]

알겠습니다. 소방 대응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최초 신고가 된 게 1시 50분 정도였고 초진이 3시 12분 정도. 그러니까 지금 1시간 반 정도 걸려서 초진이 된 거예요. 이 상황은 빨리 불을 잡았다고 보십니까?

[이용재]

제가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 정도 시간이면 소방대응에서는 사망하신 분이 많은데 잘했다는 표현을 쓰기는 너무 어렵고요. 무리 없이 하셨던 걸로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첫 신고 접수 후에 20분 후에 소방대응 1단계가 발령됐고 바로 10분 뒤에 2단계로 상향조정됐거든요. 소방의 대응은 어떻게 달라지는 겁니까?

[이용재]

1단계라고 하는 것은 쉽게 말해서 1개 소방서에서 대응을 하는 거고요. 사고가 너무 커지고 1개 소방서의 소방인력은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그럴 때 화재가 너무 커진다 그러면 2단계를 발령하는데. 2단계라는 것은 인근에 있는 3개 내지 5개 정도의 소방서가 동시에 대응을 하는 것을 보통 2단계라고 하는 거고요. 2단계에서 큰 불이 다 잡히니까 그다음에 1단계로 하향을 한 그렇게 진행된 거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앵커]

지금 대응 상황은 2단계로 조정이 빨리 이루어졌다 이렇게 보시는지요.

[이용재]

그 정도는 현장에서 큰 무리 없이 했다고 저는 판단하고 싶습니다.

[앵커]

지금 소방 브리핑에 의하면 불은 완전히 꺼졌고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럼 일단은 더 이상 큰 추가 피해나 위험요소는 없다고 봐도 되겠습니까?

[이용재]

그렇습니다. 속단은 어렵지만 경험적으로 보면 지금 1단계로 내렸고 마지막 탐색작전을 다 소방관분들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마 더 이상의 희생자는 나오지 않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앞으로 정확한 원인도 궁금한데요. 일단은 소방에서 육안으로 검사하고 어느 정도 원인에 대해서 저희들이 본 영상 같은 것을 통해서 발표를 할 텐데. 정확한 화재 원인은 언제 정도 알 수 있는 건가요?

[이용재]

영상 가지고 일단 집게차에서 불이 난 건 확실해 보이고요. 그 차량을 정밀조사를 전문가들이 하실 거고요. 감식을 할 거고. 얼마라고 말씀을 못 드리지만 정밀조사라는 게 짧으면 일주일. 어떤 경우에 따라서는 외국 같은 경우는 6개월 이상 진행된 경우도 있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수일 정도면 어느 정도 정확한 원인이 나올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화재 초기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현장에 계셨던 목격자 말씀을 들어봤을 때 화재가 났을 때 현장에서 전부 다 후진을 시도하려고 했는데 소방차가 진입을 하려면 차량 통제도 굉장히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차 안에 있던 사람들 어떻게 차를 움직여야 됐을까요?

[이용재]

일단은 운전자는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합니다. 내가 이 상황에서 차를 빨리 진행 방향으로 나가는 게 좋을지. 지금 화재가 난 측면에서는 차량이 거의 없습니다. 영상을 보니까요. 그리고 오히려 중앙선 넘어 반대편에서는 차량이 꽉 막혀 있는데 이럴 때 판단하기가 쉽지는 않죠.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늘 다니시는 분은 그 터널의 길이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아마 알고 계실 거예요. 그게 200m인지 또는 3km인지 초행자는 모르지만 그럴 때 가장 짧은 쪽으로, 출구 짧은 쪽으로 차를 버리시고 피난에서 지켜야 할 행동요령. 코, 입 막고 이렇게 해서 차량을 버리고 신속하게 대피하시는 게 최우선이고요. 섣불리 차량용 조그마한 소화기로 화재 진압을 한다거나 이것은 본인의 생명 안전에 있어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경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말씀 중에 저희가 영상을 계속 보여드리고 있지만 위에서는 시설물들이 뚝뚝 계속 떨어지고 있고 바깥에 연기가 자욱한 상황에서 현장에 계셨던 분들은 판단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이용재]

그렇습니다. 위급상황에서는 일반인분들이 어떤 것이 가장 내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합리적인 판단인지 판단하기는 굉장히 어려우셨을 거고요. 특히 아크릴이라는 것이 100도만 되면 녹기 시작하고 200~300도 정도 되면 불이 붙어서 그게 일종의 젤 상태죠. 죽 같은 모양으로 뚝뚝 떨어지면서 불이 붙어가지고 타는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 맨정신에서도 쉽지 않은 판단인데. 그 위급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는 굉장히 어려우셨을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불이 떨어지는 가운데 있었다고 하면 일단은 차를 버리고 옷가지라든지 이런 걸로 머리를 보호하고 코와 입을 막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내 신체를 옷가지라든지 방석이라든지 이런 걸로 머리를 보호하고 대피하시는 것이 제일 중요한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이런 사고가 안 일어나야 하는 것이고. 일어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해야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할 텐데. 대응책이 나오겠죠. 어떤 대응책이 있을 수 있을까요?

[이용재]

일단은 전체적으로 장기적으로는 방음터널에서 이렇게 불에 취약한 아크릴 플라스틱 계통의 이런 재질을 써야 되는지 아닌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관련 제도라든지 법 이런 부분도 손을 봐야 될 부분이 있을 거고요. 또 하나는 단기적으로 빨리 할 수 있는 것은 여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굉장히 많거든요. 터널 형태의 방음벽 또는 터널. 이런 데 일부에는 몇 미터라고 구간구간 표시가 돼 있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아직까지도 그게 안 써 있는 데도 굉장히 많아요. 이쪽으로 나가면 출구까지 몇 미터, 뒤로 가면 몇 미터. 이렇게 표시를 반드시 관리자 측에서는 해 두실 필요가 있다는 얘기죠. 그랬을 경우에 이런 유사한 사고가 일어났을 때 대피하는 분들에 대해서 피난할 수 있는, 도망갈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주는 데 굉장히 유효하다는 얘기죠. 그래서 단기적인 대책 그다음에 장기적으로 관련 제도라든지 이런 걸 정비한다든지 이런 게 따라줘야 된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소방전문가와 함께 이번 사고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봤습니다. 관련 소식 들어오는 대로 다시 한 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행정학과 교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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