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 간다더니 결국 2236···16조 담은 개미 '피눈물'
기관 11조·외국인 6조 팔아치워
지난해말 대비 25% 가까이 급락
코스피 상승률 세계 최하위 수준
반도체·성장주 큰폭 하락 고전속
'태조이방원'은 주도주로 떠올라
올해 국내 증시는 파랗게 질렸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 대비 25% 가까이 급락했다. 연간 기준 하락 마감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올해 첫 거래일 이후로는 3000 선을 밟지 못했다. 코스피 상승률은 세계 꼴등 수준이었다. 주요 20개국(G20) 대표 지표 중 19위(미국 주요 지수 S&P 기준)를 기록했다. 20위는 전쟁 중인 러시아였다. 코스닥지수는 34.30% 떨어졌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05포인트(1.93%) 내린 2236.40에 한 해를 마무리했다. 종가 기준 2230대는 10월 25일(2235.07)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개인이 6677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725억 원, 1408억 원을 팔아 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 기준 2977.65에서 한 해 동안 24.89% 떨어졌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 장중 3010.77까지 오른 뒤 다시 3000 선을 밟지 못했다. 9월에는 2155.49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가 최대 3300 선까지 오르고 최악의 경우 2610 선까지 떨어진다고 전망했지만 이는 빗나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결정적인 오판은 중앙은행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6조 6769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1조 3719억 원, 6조 8072억 원을 순매도했다. 일평균 거래 대금도 뚝 떨어져 전년 대비 41.6% 감소한 9조 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767조 원으로 전년 말 대비 436조 원(19.8%) 급감했다.
지수 하락을 주도했던 업종은 반도체와 성장주다. 반도체 불황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전망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증시 대장주가 고꾸라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한 해 각각 -29.37%, -42.75%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주는 올해 9월 19일 기준 601만 4851명으로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인터넷·게임 등의 성장주도 반토막이 났다. 국내 대표 인터넷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연초 대비 52.79%, 52.62% 급락했다. 통상 금리 인상을 악재로 받아들이는 데다 네이버의 경우 포시마크 인수 부담, 카카오의 경우 10월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 등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게임주 위메이드는 올 들어 82.84% 추락하며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위메이드의 암호화폐 ‘위믹스’가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퇴출된 것이 주가 하락에 결정적이었다.
반대로 올여름에는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이 시장을 휩쓸었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저점을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시장에 상장해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방산주도 해외 수주를 바탕으로 올해 48.39% 뛰어올랐다. 최근에는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이 주목받고 있다. 리튬 테마주로 분류되는 하이드로리튬이 1484.78% 폭등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 1위에 올랐다. 다만 아직까지 하이드로리튬의 리튬 관련 사업 성과는 전무하다. 사명을 기존 코리아에스이에서 하이드로리튬으로 변경한 후 사업 목적에 2차전지 소재 제조 및 판매 사업을 추가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 증시가 상반기 바닥을 찍은 후 하반기 반등을 시작하는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코스피지수가 연내 2600 선을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잇따랐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지수는 2000~2600 선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2분기 말 혹은 3분기 초쯤 저점을 다진 후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반등이 연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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