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국공, 스카이72 세입자들에게 발목 잡혔다

"세입자·외주업체 점유시설에 대한 강제집행 불가능"

(시사저널=박준형 인천본부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스카이72 골프장의 세입자와 외주업체들에게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다. 

인국공은 법원의 강제집행을 통해 스카이72 골프장을 확보해 후속 사업자에게 인계하겠다는 계획인데, 세입자와 외주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는 시설에 대해선 강제집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입자와 외주업체들은 스카이72 골프장 운영에 직접 관여하면서 인국공의 소송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지에 들어선 스카이72 골프장 ⓒ스카이72

29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지법은 30일부터 언제든 예고없이 스카이72에 대한 강제집행을 시행할 수 있다. 스카이72가 골프장을 자진해서 인국공에 넘겨주지 않으면, 강제집행을 통해 스카이72를 골프장에서 끌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스카이72 골프장 시설의 대부분을 임대나 용역계약을 체결한 세입자와 외주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현재 법원은 세입자와 외주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는 시설에 대해 강제집행을 진행할 수 있는 권원이 없는 상태다. 법원이 세입자나 외주업체들의 점유 시설에 대해 강제집행을 진행하려면 인국공이 세입자와 외주업체들을 상대로 별도의 명도소송을 거쳐야 한다. 

스카이72의 세입자와 외주업체 50여 곳으로 구성된 '인천국제공항공사 피해 소상공인 협의회'는 "세입자와 외주업체들은 인국공이 스카이72를 상대로 진행한 행정소송과 별개다"며 "인국공은 클럽하우스와 코스 등 사실상 골프장 전반을 점유하고 있는 세입자, 외주업체들과 민법 영역에서 다퉈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국공은 단전·단수로 피해를 본 세입자와 외주업체들에게 보상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최근엔 신문광고를 통해 세입자와 외주업체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어 조만간 민.형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스카이72 골프장을 세입자와 외주업체들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인국공의 명도소송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KMH신라레저컨소시움이 기존의 임대.용역계약을 100% 존중하겠다는 입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인국공은 올해 5월에 세입자와 외주업체들을 상대로 부동산인도단행가처분을 신청했다가 법원에서 집행불능 결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스카이72 골프장 세입자와 외주업체들의 점유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