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사고 불씨’ 순식간에 터널 방음벽 타고 수백m 번져

강승훈 2022. 12. 29. 18: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9일 5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이곳을 운행하던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화재는 해당 트럭과 버스의 추돌 사고로 인한 것이라는 소방 당국 설명이 있었지만 트럭의 단독 사고나 자체 발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9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나던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천 제2경인고속도 화재
오후 1시49분쯤 버스·트럭 충돌
전소된 차량만 10여대에 달해
인명 피해 더 늘어날 가능성 커
주변 고속도로 극심한 교통 체증

29일 5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이곳을 운행하던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화재는 해당 트럭과 버스의 추돌 사고로 인한 것이라는 소방 당국 설명이 있었지만 트럭의 단독 사고나 자체 발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9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나던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29일 오후 1시 55분께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과천지식정보타운 부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애초 트럭이 버스와 충돌한 직후 불이 인근 방음벽으로 번졌다고 전해졌지만 소방 당국 관계자는 현장 브리핑에서 추돌 사고 여부에 관해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재 초기 연기만 소량 피어오르다가 플라스틱 소재의 방음터널 벽으로 옮겨붙어 급속히 확산한 불은 터널 내 800여m에 이르는 구간을 까맣게 그을렸다. 방음터널에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지붕에 플라스틱 구조물을 사용한다. 폴리카보네이트(PC),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등 열가소성 플라스틱이 주로 사용되는데 강화유리와 비교하면 화재에 취약하다. 목격자들은 방음벽으로 옮겨붙은 불길이 많은 연기를 내뿜었다고 전했다.
출입구 외 구간 전체가 막혀 있는 터널 구조라 유독성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터널 내에는 모두 44대의 차량이 고립됐다. 경찰은 경기남부청 수사부장과 자치부장을 공동 수사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폐기물 수거 트럭 운전자의 신병도 확보했다. 30일 사고 트럭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합동감식이 이뤄질 계획이다.
소방 당국은 사고 초기 사망자를 6명으로 집계했으나 1명이 중복으로 집계됐다며 5명으로 정정했다. 오후 6시 현재 5명이 목숨을 잃었고 안면부 화상 등 중상 3명, 단순 연기 흡입 등으로 경상 34명이 발생했다. 사망자 5명은 4대의 승용차 내에서 각각 발견됐다. 구체적으로 승용차 2대에서 각 1명씩, 또 다른 승용차 1대에서 2명, SUV 차량 1대에서 1명이다.
29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인근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사고로 안양 삼막IC에서 성남 여수대로 구간, 47번 국도 등 주변 도로가 극심한 교통 체증을 겪었다. 인명 수색 결과에 따라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방음터널 내부는 화염에 완전히 휩싸여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거센 불길로 내부 차량은 타이어가 모두 녹아내렸으며, 창문은 모두 깨졌고 차체도 그을렸다. 

경찰은 방음터널 양방향 진입을 통제하고, 인접 IC에서도 차량 우회 안내를 했다. 소방 당국에는 화재 발생 직후 주변을 지나던 운전자 및 인근 주민의 119 신고가 200여건 넘게 접수되기도 했다. 화재와 함께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번지면서 시민들의 신고도 빗발친 것이다.

화재 당시 해당 구간을 지나던 한 운전자는 “현장에서 누군가 대피하라고 말했고, 대부분 운전자가 차를 버리고 터널 바깥쪽으로 내달렸다. 그야말로 도망가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인근 도로를 달리던 B씨는 “이 부근을 지나다가 터널에서 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