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MZ세대 '조용한 사직' 막으려면···"리더가 먼저 변해야"

한순천 기자 2022. 12. 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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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와 원 팀으로 일하는 법
키이스 페라지 지음, 마일스톤 펴냄
■팀장, 바로 당신의 조건
양병채·임홍택 지음, 스노우폭스북스 펴냄
개인주의·워라밸 중시 '요즘 세대'
기성세대의 집단화·획일화 거부
기존 성과 독려 방식 이젠 안먹혀
조직 넘어 팀원 성공에도 관심 갖고
다양한 소통·관찰로 개인 특성 파악
권위 없이 리드해야 세대갈등 해소
[서울경제]

올해의 신조어 중 하나는 ‘조용한 사직’이다. ‘조용한 사직’은 실제 사직을 의미한다기 보다는 월급을 받는 만큼만 내게 주어진 업무만을 수행한다는 뜻이다. 팬데믹과 대퇴직(Great Resignation)이 도래한 상황 속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풍조가 늘어난 탓이다.

그 반대급부로 ‘조용한 해고’라는 말도 등장했다. 경기 침체 속 기업들은 저성과자들을 정리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최소한의 업무량만을 추구하는 조용한 사직자들이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조 속 세대 갈등은 다시 필연적으로 떠올랐다. 개인주의와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와, 집단주의와 성과를 중시하는 기성세대의 갈등이다.

채용 플랫폼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70%가 ‘월급만큼만 일하면 된다’라는 말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세대별 동의 비율에서 20대는 78.5%, 30대는 77.1%가 동의했는데 40대는 59.2%, 50대는 40.1%만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나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에 해 오던 방식대로 성과를 독려하면 조직원들은 예전과 달리 쉽게 조직을 떠나 버린다.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두면 조용한 사직자가 된다. 특히 조직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젊은 세대의 이직이 늘어나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신간 ‘요즘 세대와 원 팀으로 일하는 법’과 ‘팀장, 바로 당신의 조건’은 이 문제의 해결에 대한 방향성을 제안한다. 두 책이 공통으로 제안하는 방법의 핵심은 ‘리더십의 근본적 변화’다.

‘요즘~'은 리더의 가치를 ‘함께'라는 단어에서 찾는다. 저자는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리더의 자격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리더는 팀원들의 성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조언한다. 조직 개념이 느슨해지는 상황 속 동반 향상을 제안하는 것은 필수다. 팀원들이 리더가 팀원을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해야 한다고도 조언한다.

‘팀장~’역시 리더가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직원들은 서로 다른 능력과 경험, 일에 대한 동기와 몰입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정렬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즉 각 팀원의 특성을 이해하고, 각 팀원마다 적합한 방식으로 일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팀장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원을 파악하기 위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적이다.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도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라는 말이 쓰여 있다고 한다. 기술의 발달과 향유 콘텐츠가 양극화가 이뤄진 현대는 고대보다 세대 갈등이 더 심각해졌을 것이다.

젊은 세대는 “세대 구분조차 구세대의 산물”이라고 지적한다. MZ세대의 80년대 생부터 2000년대 초반 생까지의 범위가 너무 넓다는 비판을 벗어나, 아예 세대 구분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들은 공통점으로 구분지어지는 집단화와 획일화 자체를 거부한다. 개성과 개인화야말로 새로운 세대의 가장 큰 특성이다. 기성 세대의 집단 중심 사고틀로는 세대 갈등 문제를 결코 해소할 수 없다. 기성 세대들의 필독서라는 ‘90년생이 온다’에 90년대생은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 문제의 답은 없는 것일까. 과거의 세대 갈등과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윗 세대가 아래 세대보다 경험도, 포용력도 풍부한 세대라는 점일 것이다. 결국 윗 세대가 변화해야만 세대 갈등이 완화될 수 있고, 조직과 직장의 영속이 가능하다. 지금 변화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90년대생들은 “90년대생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둘 다 겪은 세대로, 이 정도는 약과”라며 “변화가 없다면 디지털 네이티브인 00년대생들은 아예 감당이 불가능할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90년생이 온다’와 ‘팀장~’의 임홍택 작가는 11월부터 개인 소셜미디어에 ‘2000년생이 온다’ 연재를 시작하며 “디지털 마인드를 가진 세대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면모까지 적나라하고 디테일하게 관찰한다”고 설명했다.

개인성에 대한 집중과 관찰, 애정이 무엇보다 크게 요구된다. “요즘 애들은 이렇다”라는 고정관념과 편견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소속 집단과 준거 집단이 큰 의미가 없다. ‘팀장~’에서는 “기성세대는 조직이 자신의 정체성이었지만 MZ세대는 회사나 조직의 파워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요즘~’의 원 제목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요즘~’의 원 제목은 “권위 없이 리드하라”이다. 권위의 전제 조건이 조직 구조라는 점을 인지한다면, 세대 갈등의 해소는 조금 더 가까워질 것이다. 새로운 세대는 당신의 포용을 기다리고 있다. 각 권 1만 8000원, 1만 7500원.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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