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출석한 이상민‧오세훈, 허위·면피 답변만 했다"

2022. 12. 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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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기관보고에 출석… 시민단체 "엉뚱한 답변과 허위보고로 모면"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피감기관 증인들의 증언이 "허위 및 면피성 답변"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산하 진상규명시민참여위원회는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부실한 기관보고 규탄,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마치고 백브리핑을 진행하며 "국정조사에서 확인된 허위답변 또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대표 사례들"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먼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진술을 두고 "대표적인 허위진술"이라고 비판했다.

27일 기관보고 현장에 출석한 김광호 청장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핼러윈 축제 당시엔 '경찰이 다중 운집을 예상하여 기동대를 배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것은 코로나 방역대책이었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위원회 소속 양성우 변호사는 김 청장의 해당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2017~2021년까지 핼러윈 축제 당일 이태원에 대규모 인파 운집을 예상하고 경비대 배치 등 안전사고 대비책을 수립해왔다"는 것이다.

양 변호사는 특히 "2020년 당시엔 경찰청이 '인구밀집으로 인하여 압사 및 추락 등 안전사고 상황대비'를 위해 '112타격대 현장 출동', '기동대 및 경비 배치' 등의 계획을 세웠다"라며 "코로나 방역 대책만으로 기동대를 배치했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11월 4일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용산경찰서의 '2020년 핼러윈 데이 종합치안대책'에는 '이태원로 주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점검 실시' '인구 밀집으로 인한 압사 및 추락 등 안전사고 상황대비'와 같은 계획이 명시돼 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참사진상규명과재발방지를위한국정조사특별위원회 서울시, 대검, 용산구청 등 기관보고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답변 또한 허위 및 회피성 답변으로 지적됐다.

지난 23일 2차 현장조사 당시 오 시장은 '서울시는 참사 당일 서울종합방재센터로부터 참사를 보고받고도 첫 재난문자를 발송할 때까지 88분 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라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 산하 서울소방재난본부가 현장에서 대응"했다며 "큰 틀에선 서울시가 직접 조치를 취한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재난안전법 및 '서울특별시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조례', '현장조치 행동 대응 매뉴얼'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재난상황 인지 20~30분 이내에 시장단(시장·부시장), 소방본부장, 안전총괄 본부장 등 관련자를 긴급 초대하여 상황판단 회의를 해야 한다.

양 변호사는 "특히 시장단이 참여하는 상황판단 회의는 긴급조치사항을 주재, 인명피해 최소화 및 2차 피해확산 방지 방안 등을 마련하는 회의"라며 "서울소방본부가 현장 대처를 했으므로 서울시도 현장 대처를 한 것이라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내지는 책임회피성 발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참사진상규명과재발방지를위한국정조사특별위원회 서울시, 대검, 용산구청 등 기관보고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1차 기관보고 당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남긴 희생자 유가족 명단 관련 답변도 "거짓 진술"로 지목됐다.

이 장관은 27일 기관보고 당시 "행정안전부엔 유족 명단 자체가 없다"라며 "서울시에서 (유가족) 명단을 확보했는데 (행안부로) 안 넘겼다. 개인정보가 있어서 함부로 못 돌린다"고 말한 바 있다.

위원회 소속 전수진 미국변호사는 "서울시 기획담당관이 행정안전부 수습 지원 과장에게 피해자 인적사항을 보고하였고, 서울청 형사부는 신원 파악 결과를 유가족들에게 통보하였다는 사실이 기관조사를 통해 밝혀졌다"라며 "행정안전부가 (유가족) 인적사항을 이미 파악고 있었음에도 이상민 장관은 유족 명단이 없다고 거짓 진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2차 기관보고에선 기관증인으로 출석한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이 "장례식장에서 사망자 신원과 유가족 연락처를 정리하고 사망자 현황 자료를 정리해 행안부에 자료를 공유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전 변호사는 유족 명단과 관련한 이 장관의 답변이 "유족 농단"과 같다고 지적하며 "이 장관이 왜 이런 허위 진술을 하였는지 분명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개혁입법특위 소속 변호사는 이러한 허위 및 면피성 답변 사례들을 두고 "(기관증인들이) 엉뚱한 답변과 허위보고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라며 "국정조사 기간이 굉장히 짧기 때문에, 남은 기간만 넘기면 상황을 모면할 수 있겠다는 얄팍한 꾀를 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짧은 기간 안에는 도저히 해결할 수가 없다"라며 "기간 연장을 통해 지금과 같은 파행 수준의 조사가 아닌 정상적인 진상규명을 이어나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서 의원질의가 이어지는 와중에 피곤한 듯 한동안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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