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불황 공포 … 얼어붙은 세밑경기
반도체 재고 두배 늘어 … 금융 이어 실물로 침체 확산
내년 1%대 저성장이 예고된 가운데 세밑을 맞아 한국 경제 곳곳에서 불황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두 달 연속 감소세고 소비마저 석 달 연속 감소했다. 고금리에 자산시장을 떠받치던 부동산시장도 가파른 집값 하락으로 얼어붙으면서 실물과 금융 등 복합 불황 조짐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18.1로 전달보다 1.8% 떨어졌다.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감소하다가 8월 잠깐 반등했지만 9월부터 다시 3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의복, 가전제품, 화장품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소비가 급감했다.
서비스 분야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서비스업생산도 숙박·음식, 도소매 부진 영향으로 전달보다 0.5%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7로 전월보다 0.7포인트 떨어지며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 가격도 전주 대비 0.76% 떨어지며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하락률은 7.22%로 연간 기준으로도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큰 하락폭이다.
한국 수출을 견인하는 반도체는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업황 회복이 내년 하반기에도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수출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적자 행진이 불가피하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초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D램 재고일수는 각각 15주로 집계돼 1년도 채 안 돼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수출, 소비, 투자 모두 무너지는 '트리플 쇼크'로 인한 충격파가 내년에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한계가구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 위축이 커지고 교역 상황도 좋지 않은데,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거품도 빠지고 있어 경제 전방위적으로 하방 압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금리 여파에 금융권마저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취약계층의 자금 부담은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 SBI·웰컴 등 대다수 저축은행들이 신용대출 상품 신규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카드사는 연체 위험이 커지자 카드론 한도는 물론 신용카드 이용 한도까지 크게 축소하고 있다.
[홍혜진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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