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살해' 이기영 체포 후 방치된 반려동물 넷…안락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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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자친구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거주한 집에 방치됐던 반려동물이 닷새 만에 구조됐다.
29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11시쯤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이기영이 거주하던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경찰과 함께 이기영의 집에 들어가 하얀색 진돗개 한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를 구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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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자친구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거주한 집에 방치됐던 반려동물이 닷새 만에 구조됐다.
29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11시쯤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이기영이 거주하던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경찰과 함께 이기영의 집에 들어가 하얀색 진돗개 한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를 구출했다.
전날 머니투데이 취재진이 이기영이 거주했던 집을 방문했을 당시 집 안에서는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주민들도 개 짖는 소리에 대한 민원을 관리사무소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어제부터 주민들에게 개가 짖는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파주시청과 경찰에 협조를 구하고 구속된 이기영으로부터 반려동물 포기 각서를 받아 오늘 오전 개와 고양이를 집에서 데려와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주시청 관계자도 "어제 관리사무소에 반려동물을 소유한 보호자로부터 포기각서를 받아야만 해당 동물을 인계할 수 있다고 전달했고 오늘 오후 개와 고양이를 받았다"며 "개와 고양이에 대한 처분은 일반적인 유기동물 처리 절차와 동일하게 진행한다"고 말했다.
최민경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행동팀장은 "빈집에 고립·방치된 반려동물 수를 파악하기 이전에 현장에 동물이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사건 초반에 정확히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출동한 인력이 평소 동물에 관심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관여하는 경우가 적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고독사나 범죄 현장에 반려동물이 오랫동안 방치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지난 9월 강남구 신사동 쓰레기더미집에서 14세 아동을 6개월간 방치해 보호자가 구속된 사건 현장에도 반려견이 있었다. 카라에 따르면 학대당한 아이가 보호소로 보내진 후에도 개는 여전히 집 안에 남겨졌다.
이기영의 집에서도 반려동물이 장기간 방치될 위험성이 있었다. 경찰은 지난 27일 현장 조사를 위해 이기영이 거주하던 집을 찾았으나 현장에 있던 개와 고양이는 데리고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물 소유권에 대한 우려도 방치된 반려동물 구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동물이 현행법상 사유재산으로 분류돼 지자체나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상황에 개입하거나 구조하기 어려워서다. 소유자가 동물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적어주거나 긴급격리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긴급격리조치는 동물보호 감시원으로 지정된 공무원이 학대 여부를 판단해 지자체장으로부터 승인받아 발동할 수 있는 행정명령이다.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동물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민법개정안 처리가 방치된 반려동물을 구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권유림 변호사(IBS법률사무소)는 "동물에 대한 법적 지위가 바뀌고 나면 소유권보다 생명이 우선시되고 방치된 동물에 대한 보호가 수월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7월 동물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문제 해결을 위해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내용이 담긴 민법 제98조의2를 신설하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법안은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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