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증시 결산] 올해 시총 25% 사라진 코스피…G20 중 러시아 다음으로 급락

권유정 기자 2022. 12. 29. 17: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올 들어 25.17% 하락
대외 수출·환율 변수도 악재

올해 코스피지수 등락률이 주요 20국(G20)의 대표 주가지수 중 19위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RTS지수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나 다름 없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 높은 대외 수출 의존도 등이 맞물리며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2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 지수를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4.05포인트(1.93%) 내린 2,236.4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25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10월 26일(2,249.56)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연합뉴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05포인트(1.93%) 하락한 2236.40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지수는 25.17% 하락했다. 지난해 말 3000포인트(P)에서 내려온 지수는 연초만 해도 2900선에서 오르내렸지만, 하반기가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G20의 대표 주가지수 중 러시아 RTS(-42.5%) 다음으로 가장 큰 낙폭이다. 연초 이후 14개 국가의 지수는 모두 하락했지만, 한국, 러시아를 뺀 나머지 12개 국가의 낙폭은 20%를 넘지 않았다. 러시아가 전쟁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코스피 성적이 최하위인 셈이다.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타격이 컸던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약 15%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약 11%,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약 10% 하락했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약 12% 하락했다. G20에 포함되지 않지만 홍콩 항셍지수(-15.2%)보다도 코스피지수는 더 떨어졌다.

G20국가 가운데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건 튀르키예로 올해 들어 비스트(BIST)100지수는 177.5% 뛰었다. 튀르키예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됐다. 아르헨티나 메르발지수(136.7%),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지수(6.1%), 인도 SENSEX지수(2.9%)가 뒤를 이었다.

코스피지수의 경우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대형 반도체주가 업황 우려로 약세를 이어간 것이 낙폭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양대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유가증권 시장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웃돈다. 두 회사 주가는 올해 각각 29.6%, 41.6% 떨어졌다.

올해도 계속된 외국인투자자 순매도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그 규모가 늘었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4조37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로 그 규모는 8조6298억원으로 집계됐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에 따른 달러 강세, 금리 상승, 반도체 업황 부진이 맞물리며 약세를 심화했다”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는 IT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높은 대만 자취엔지수도 다른 주요국에 비해 낙폭이 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20과 아시아 국가를 합친 27개국 가운데 올해 코스피 등락률이 25위를 기록했고, 자취엔지수(-22.9%)가 한국보다 한 계단 위인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높은 대외 수출 의존도와 환율 상승도 증시에는 악재가 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의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건 한국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다.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등 대형 수출 기업들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전체 지수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선방하기 위해서는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야 한다”며 “당장 강달러가 진정되긴 했지만, 추가 하락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 수급에 의존한 움직임을 기준으로 보면 약달러가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달러 강세)하면 외국인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원화 자산에 투자한 외국인이 달러화로 바꿔 자금을 회수할 때 발생하는 환차손을 우려해 원화 자산 투자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 환율은 1264.50원에 마감했다. 연말이 되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연초 대비로는 약 7% 상승한 수준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